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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연말정산과 재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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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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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06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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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월 중순 이후 근로소득자들은 연말정산을 준비한다. 매년 조금씩 바뀌는 연말정산 안내 문구에 따라 관련 서류를 챙겨 조금이나마 환급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신청을 한다. 과거 개별적으로 하나씩 챙겨야 했던 서류가 대부분 이제는 국세청이 제공하는 간소화서비스에 따라 편리하게 제공되기 때문에 소요되는 노력과 시간이 크게 감소했다.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행정서비스 개선 중 아마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일 것이다.
 
연말정산 항목을 살펴보면 정부가 희망하는 급여생활자의 이상적인 모습을 알 수 있다. 자녀와 노부모를 부양하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주택을 장만해 장기간에 걸쳐 대출금을 상환하고, 개인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개별적으로 연금에 가입하며, 가급적이면 전통시장과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책을 읽어 교양을 쌓으며, 적절한 기부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일정부분 감당하는 급여생활자가 이상적인 모습이다. 계획적인 소비행위를 지원하기 위해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에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있으며 벤처나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적절한 요건을 갖춘 투자행위에도 공제혜택을 준다. 연말정산은 단순한 비용의 정산 개념을 넘어서 정부가 개인에게 바라는 모습들을 구현하도록 하는 체계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연말정산 항목은 가족을 부양하고 개인의 삶을 영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항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알려준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등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금액은 전액 인정하지만 자녀의 학비는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의 경우 초등학교 입학 이전까지만 인정한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으로 간주되는 행위에 대한 지출만 혜택을 주는 것이 연말정산의 기본적인 관점이다.
 
이러한 면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것이 주택과 관련한 항목이라 할 수 있다. 주택을 보유하면 필수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 재산세다. 재산세는 지방세로서 국세가 아니지만 반드시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며, 주택을 보유하는 이상 예외없이 모두 법률에서 정한 세율에 따라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택의 재산세엔 어떠한 공제혜택도 주어지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오랫동안 지방정부에 납부하는 재산세의 경우 전액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해왔다. 생활에 필수인 주택을 보유하는데 따른 비용을 인정한 것이다. 2017년까지는 금액과 관계없이 전액 인정하다 2018년부터 부부합산으로 1만달러까지만 공제하는 것으로 축소함으로써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변화했지만 일정수준의 혜택은 계속 남아있다. 주택 보유 시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재산세를 부담하더라도 반발이 거세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가 이러한 공제혜택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보유에 따른 재산세 부담은 크지 않았지만 최근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과표의 상향, 세율의 인상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주택보유에 따른 부담이 증가했다. 다주택 보유와 같은 투기적 거래에 대해선 규제를 위한 중과 등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더라도 실수요자에 해당하는 1주택 자가 거주자에게 재산세 증가는 점차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사례를 참조해 재산세 전체가 아닌 적절한 수준의 상한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공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을 검토할 때가 됐다. 무주택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신용카드 사용액 공제와 재산세 공제를 통합해 상한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 월세와 전세의 경우 이미 소득공제 대상이 된 점을 감안할 때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이러한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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