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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화문광장에서 민주주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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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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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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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화문광장에서 민주주의를 보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릴 만큼 지난 60년간 대한민국 경제는 괄목할 성장을 거뒀다. 시민들은 높아진 국민소득에만 안주하지 않고 정치적인 민주화까지 쟁취하며 대통령을 직접 뽑고 풀뿌리 민주주의의인 지방자치까지 실현해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도 숨 가쁘게 달려와 닿은 곳엔 숨고를 여유도 없이 넘어야 할 산이 버티고 있다. 경제적 양극화와 민주주의의 내적 성숙이다.

형식적·절차적 민주주의가 고도화된 현재 우리는 시민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의견이 개진되고 경청과 논의, 치열한 토론을 통해 도저히 섞일 수 없을 것 같았던 갈등이 조금씩 풀리고 마침내 합의점을 찾는다. 이것이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이다.

오랜 민주주의 역사와 함께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성숙한 토론문화를 정착시켰다. 민주주의 역사가 짧은 우리의 담론형성과 토론과정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의견이 다르면 옳고 그름을 먼저 따지고 이내 선과 악의 프레임에 갇힌다. 갈등이 생기면 이해하고 인정하려 하기 보단, 혐오까지 키워내며 배제 논리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최근 광화문광장은 이러한 대립과 갈등이 표출되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어 안타깝다. 주말이 되면 시민의 일상을 점령하면서 광장주변 지역주민들에게는 참기 힘든 소음과 교통 통제 등 각종 생활불편을 야기하기까지 이른 것이다.

다시 한 번 번영의 시대로 도약을 준비하는 이 시점에 이 같은 대립 관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새로운 시대로 한 발 내 딛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그렇게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지난 몇 달 간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을 두고 이어진 소통의 과정에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에 대해 보다 폭넓은 소통이 필요하다는 시민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광범위한 소통에 나선 바 있다. 61차례의 크고 작은 소통의 장에서 일반시민은 물론, 광장인근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전문가 등 1만2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대장정이 펼쳐졌다. 때로 같은 얘기가 반복되고 때로는 외침과 절규가 이어지는 등 녹록하지 않은 과정이었으나 이를 통해 얻은 것은 그 무엇보다도 값진 민주주의의 성장과 성숙의 경험이다.

지난해 9월 서울시가 소통 계획을 발표한 후 첫 토론회를 열었을 때는 그야말로 그간의 모든 이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토론의 횟수가 거듭되고 논의시간이 켜켜이 쌓이면서 어느새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이 깊어지며 상대방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졌다. 때로는 의견이 다른 상대방임에도 응원의 박수까지 보내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소통의 전 과정에 참여한 필자는 서로 다른 의견이 토론과 논쟁을 통해 스스로 성찰하면서 이해와 양보의 여지를 만들어 내고 타협과 합의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내용적 민주주의의 성장을 직접 목도했다. 필자가 마주한 광화문광장은 민주주의 사회의 의사결정 과정, 그 자체였다. 앞으로 마주할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단순 물리적 공간을 넘어 성숙한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자산으로서 미래를 여는 소통마당이 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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