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시티 스타벅스는 왜 외진 곳에 문을 열었나

'지하철 역에서 도보로 15분, 대단지 내 가장 구석 가장자리'

상권분석을 가장 잘하기로 소문난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단지 에서 고른 장소다. 스타벅스 헬리오시티점은 지난달 29일 처음 문을 열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에서 한참 떨어져 있고, 단지 중간도 아닌 끝에 자리잡은 이유가 대체 뭘까?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 전문 유튜브 채널 '부릿지'는 지난주와 지난 3일 헬리오시티 단지 내 상가를 취재했다.

지난 1편에서는 1만가구, 3만명이 사는 헬리오시티 단지 내 상가가 자영업자의 무덤이 된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2편에서는 헬리오시티 단지 내 상가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지 알아본다 .

상권분석 전문가인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와 함께 최근 영업을 시작한 스타벅스의 입지도 분석했다. 앞으로 대단지 상가에 투자할 투자자나 상가에서 영업할 임차인들에 대한 조언도 담았다.


☞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볼 수 있다.

▶최동수 기자
교수님과 제 뒤로 보이는 곳이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는 가장 입지가 좋은 곳을 선택하기로 유명한데요. 지금 서 있는 곳이 지도에서 보면 헬리오시티에서 가장 구석인 곳입니다. 송파역에선 15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고요. 역 바로 앞에 메인 상가를 선택하지 않고 스타벅스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 텐데요. 왜 이곳으로 들어왔을까요?

▶김영갑 교수
이런 걸 해석하려면 2가지 지식이 필요해요. 첫 번째 내가 팔고 있는 상품이 충동구매 하는 상품인지 아니면 목적구매 하는 상품인지를 생각해 보세요. 충동구매는 지나다가 있으니까 사는 것이에요. 유동인구가 많을수록 유리할 수 있겠죠. 하지만 목적을 가지고 찾아가는 업종은 어떨 것 같아요? 유동인구가 필요 없어요.

두 번째 스타벅스는 상권 분석을 하면서 이런 걸 볼 것 같아요. 상권은 플로우(Flow)가 아니라 스톡(Stock)다. 상권은 유동인가 많다고 좋아지는 게 아니라 거기 와서 머무를 수 있게 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여기는 유동인구가 하나도 없어요. 스타벅스는 사람들이 여기에 머무르고 싶어서 매장에 와서 커피를 마실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위치라고 생각한 거죠.

왼쪽부터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 최동수 기자 /사진=부릿지 캡쳐

비용은 적게 들면서 소비자들이 더 편하게 와서 머물 수 있는 곳이요. 임차료도 낮으니까 공간을 넓게 확보할 수 있어요. 저런 곳(지하철 송파역 8번 출구 앞 메인상가)에서 장사를 하면 10평~20평밖에 안 되는 공간밖에는 고객한테 제공할 수 없는데, 여기는 3~4배 큰 공간을 제공할 수 있겠죠. 그래서 훨씬 안락하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요. 그래서 스타벅스가 여기를 선택한 겁니다.

▶최동수 기자
교수님 상권이 살아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김영갑 교수
사실은 새로 지어졌잖아요. 아직은 도입기니 여기가 너무 침체 됐다고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시간 지나면서 조금은 해결이 될 것 같은데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지역에서 돈을 써주는 사람들에 비해 상가가 너무 많아요. 그건 확실합니다. 그러니까 상당히 많은 기간 동안 어려움이 계속될 거에요.

자 그걸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단지에서 돈을 쓰는 거로 여기를 다 먹여 살릴 수 없어요.

원리는 간단하지 않아요? 주변이나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 오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방법밖에는 없어요.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면요. 그런 걸 우리가 전문적으로 MD(머천다이징)라 그래요. 업종 구성을 하는 거죠. 인기 많은 카페가 있어야겠죠. 카페 왔다가 밥도 먹어야 하잖아요. 밥을 먹고 또 밥만 먹겠습니까? 옷도 사고 뭐도 사고 이런 게 MD에요.

백화점은 누군가가 기획을 합니다. 이런 개인 분양된 상가는 그게 안 돼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인회가 그런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 소비하는 걸 이쪽으로 끌어와야 활성화될 수 있어요.

▶최동수 기자
다 점포별로 상가조합이 쪼개져 있잖아요. 합의해야 겠네요?

왼쪽부터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 최동수 기자 /사진=부릿지 캡쳐

▶김영갑 교수그걸 선행하지 않으면 개인의 노력으로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이 안에서 나온 소비로는 이 상가가 다 먹고 살 수 없어요. 그러면 상가가 계속 임차료가 떨어져야 하겠죠.

건물주가 임차료를 유지하고 여기 들어와서 사업하는 사람도 이익을 남기려면 소비자가 여기 와서 소비하고 싶게 만드는 MD가 필요해요. 누군가 기획을 해서 서로가 다 이득이 되는 해결책을 만들어야죠.

상권이라는 것도 수명 주기가 있습니다. 상권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입기가 있고 성장기가 있고 성숙기가 있고 쇠퇴기가 있습니다. 아파트 상권도 마찬가지고요. 아파트 단지 내 상권도 만약에 헬리오시티는 도입기라고 봐야죠. 도입기에는 당연히 수요가 적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래도 처음에 입주하시는 상가들은 조금 어려울 수 있지요. 수요가 적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외부에서도 수요가 이쪽으로 모일 수도 있고요. 상가구성이 잘 되면 외부 수요가 이쪽 단지 내 상가로 충분히 올 여건이 있습니다. 주변에 충분히 소비자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그건 상가의 경쟁력에 의해 결정되기는 하지만 어쨌든 상가를 잘 만들어 나가면 이쪽으로 수요가 와서 더 많이 성장하는 성장기를 맞이할 수 있겠죠.

도입기에 잘 들어와서 하시면 성장기 때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겠죠. 하지만 또 그게 만약에 잘 안됐을 때 어려움이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상권을 분석해 보면 성장기에서 성숙기 까지 갈 때까지 상당히 많은 상가들의 손바뀜이 일어납니다. 임차인들이 바뀔 수 있는 상황들을 많이 보시게 될 거예요.


▶최동수 기자
마지막으로 여쭐게요. 지금 헬리오시티뿐만 아니라 강동구 고덕그라시움이 들어섰고, 앞으로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면 큰 규모의 단지 내 상가들이 들어설 것 같은데요. 거기에 관심 있는 투자자가 꽤 있거든요. 그런 투자자들하고 그런 상가에 들어가서 일해 볼 임차인분에게 조언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왼쪽부터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 최동수 기자 /사진=부릿지 캡쳐

▶김영갑 교수
상가를 투자 하는 분들은 ‘이 상가가 얼마야?‘ 이것만 주로 보는데요. 그렇게 보면 안 돼요. 상가에 투자하려면 이 상가에서 장사하는 사람이 매출을 얼마나 올릴까? 잘 봐야 한다.

상가 매출은 어디서 나오는 거죠?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여기 와서 얼마 써주는지를 계산하면 점포 매출액을 계산할 수 있어요.

여기는 1만 가구고 그 사람들이 쓰는 돈이 300억원인데 그 중에서 동네에서 쓸만한 돈이 30%, 100억원 정도 쓸 것이다. 100억 정도 쓰는데 예를 들면 100개가 있다 그러면 매장당 평균 매출이 1억원 정도 될 거라고 볼 수 있잖아요. 1억의 매출을 하는 사람이 임차료를 얼마나 낼 수 있을까 계산할 수 있잖아요. 임차료를 예를 들면 10%라고 하면 1000만원을 내겠죠. 1000만원을 냈을 때 내가 그걸 받은 임대료로 받으니까 그걸 환산해 보면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를 버는지 가장 적정하다는 게 나오잖아요. 그걸 계산하는 겁니다. 그러면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많이 낮아질거에요.

▶최동수 기자
가장 기본적인 것이네요.

▶김영갑 교수
많은 사람들이 알면서도 잘 안 하죠. 왜냐면 그걸 계산하는 능력이 없으니까. 여기서 소비를 사람이 얼마나 할까요? 이런 거에 대해서 고민을 잘 안 해보잖아요. 임차인도 또 마찬가지예요.

임차인도 여기 임대료가 비싸니 싸니 이게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여기서 이런 사업을 했을 때 똑같죠. 매출액이 얼마 나올 수 있다라는 것만 정확히 계산한다면, 임차료가 비싸다고 손해나는 건 아니에요. 1억원을 내면 1000만원을 내면 되잖아요. 2000만원밖에 못 벌 것 같은데 400만원을 내면 이게 싼 겁니까? 그러니까 임차료가 절대적으로 ’1000만원이니까 비싸고 200만원이니까 싸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내가 1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면 1000만원도 싼 거에요. 1000만원밖에 매출을 못 올리면 100만원도 비쌀 수 있는 거죠. 그럼 역시 창업하는 분도 실패할 가능성이 줄어들겠죠.

▶최동수 기자
가장 기본적인 건데 중요한 거네요. 오늘 그 교수님 모시고 헬리오시티 단지 상가들을 좀 둘러보고 상권분석도 좀 해봤습니다. 다음에는 스튜디오로 모셔서 좀 더 체계적으로 어떻게 하면 투자에 실패하지 않고 상권분석을 잘할 수 있는지 들어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출연 김영갑 교수, 최동수 기자
촬영 이상봉 기자
편집 이상봉 기자, 김윤희 인턴기자
디자인 신선용 디자이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