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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민간투자사업, 지금이 티핑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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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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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사진=기획재정부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사진=기획재정부
“서 있는 곳이 다르면, 보이는 풍경도 다르다”는 말이 있다. 얼마전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도 마찬가지다.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일자리 190만개가 보였을 테고, 의료인들은 스마트병원에 눈이 가고, 환경단체는 탄소중립(Net-zero)을 따져봤을 것이다.

기업가들에게 뉴딜은 아마 ‘금쪽같은 투자기회’로 보이지 않았을까? 실제로 기업·금융권의 투자계획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맞춰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발표 며칠 뒤 ‘민간투자 활성화방안’을 통해 제도개선 내용을 손에 잡힐 만큼 구체화시켰다.

정부의 이런 조처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초저금리와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시중 유동성이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 돈들은 대외 불확실성 탓에 실물부문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단기부동자금으로 떠돌고 있다. 민간은 투자처를 못찾고, 정부는 투자재원 마련이 만만찮은 이 미스매치를 풀어야 한다. 바로 민간투자 활성화다. 민간의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해 사회기반시설을 공급한다면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고, 투자자에게 안정적 투자처를 제공할 수 있으며, 정부는 복지·보건·일자리 부분의 재정투자여력을 늘릴 수 있다. 또한 국민은 보다 빨리 인프라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를 위해 신규 민자사업을 발굴하고, 민자 활성화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골자다. 구체적으로, 민자사업 대상을 모든 사회기반시설로 확대하고, 범정부적으로 신규 사업을 발굴하며, 일반 국민의 투자를 위해 펀드 관련 규제와 세제를 고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가 원스톱 투자지원 서비스로 기업을 밀착지원하고, 유망업종 및 산업단지의 투자애로도 해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민간투자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들 못지않게 국민의 지지와 관심이 중요하다. 지난 20여년간 민자사업은 교통·물류에 크게 기여했지만 국민부담이 크고, 사업자가 고수익을 챙긴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다. 이는 초기에 비싼 이용료를 책정하고, 최소 운영수익을 보장해준 것이 원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우선 국민부담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당장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나 인천공항고속도로만 봐도 최근 이용료를 대폭 낮췄다. 정부는 2022년까지 민자도로 이용료를 재정도로의 1.1배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또한, 과도한 수익도 이제 옛말이다. 과거 고금리 상황에서 사업자가 높은 수익률을 거둔 적도 있지만, 지금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엄격한 타당성조사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사업이 추진된다. 과도한 수익을 얻기 어려운 구조이다.

사실 우리처럼 민간투자에서 경제위기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감지된다. 미국이 1조달러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준비중인 가운데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등도 경제성장 및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공항·항만·고속철도 건설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물론 재원은 민자방식으로 조달하는 방안이 중요하게 거론된다. 베트남은 올해 6월 민관협력투자개발사업법을 제정하였고, 미국도 주정부의 재정악화에 따라 민간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국면에서 대규모 민자시장이 열리면서 각국의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민자사업의 전통적 강호인 호주, 캐나다 등이 역량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기업도 지난 25년간 국내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가지고 해외 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제도를 국제기준에 맞춰 정비하고, 해외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잘 알다시피 99도까지 평온하던 물은 100도가 되면 갑자기 끓는데, 이런 질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지점을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라고 한다. 이제 민자사업은 제도에서도, 사업대상에서도, 국민인식에서도 티핑포인트가 마련될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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