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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아의 노래 “내가 나를 잃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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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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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세이] 빼기道 - 2 / 장자에서 읽는 빼기의 道

오상아의 노래 “내가 나를 잃어버렸네”
노자의 道에서 톡 쏘는 하나를 꼽았으니 장자의 道에서도 그런 하나를 꼽아보지요.

吾喪我
오상아

내가 나를 잃어버렸네.

'장자' 2편 '재물론'의 첫 번째 이야기에 ‘오상아’가 나옵니다. 어느 날 스승이 넋이 나간 듯해서 제자가 무슨 일이시냐고 묻지요. 스승이 정신을 가다듬고 답합니다.

“지금 나는 나를 잃어버렸다. 그런데 네가 그 뜻을 알 수 있을까? 너는 사람들이 부는 퉁소 소리를 들어보았겠지만 땅이 부는 퉁소 소리는 들어 보지 못했겠지. 설령 땅이 부는 퉁소 소리는 들어 보았을지 모르지만 하늘이 부는 퉁소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 있군요. 오상아! 나는 나를 잃어버렸네! 그런데 난데없이 웬 퉁소 타령? 스승은 세 가지 퉁소 소리를 얘기합니다. 그중 사람이 부는 퉁소 소리야 나도 들어보았지요. 명인 이생강의 애끊는 퉁소 소리는 가히 사람의 것이 아니더이다. 그러면 땅이 부는 퉁소 소리는 뭔가요? 그것은 새 소리, 물소리, 빗소리, 메아리 소리 같은 것입니다. 대지의 숨결인 바람이 세상 만물의 모든 구멍을 통해 내는 소리입니다. 들리나요? 땅이 부는 저 퉁소 소리가! 그렇다면 하늘이 부는 퉁소 소리는? 글쎄, 하늘도 퉁소를 부나요? 나처럼 어리벙벙한 제자에게 스승이 설명합니다.

“온갖 것에 바람을 모두 다르게 불어넣으니 제 특유한 소리를 내는 것이지. 모두 제 소리를 내고 있다고 하지만 과연 그 소리를 나게 하는 건 누구겠느냐?”

그렇군요. 하늘이 부는 퉁소 소리는 소리 뒤의 소리군요. 온갖 소리에 제 소리를 주는 소리 중의 소리군요. 스승은 그 소리를 들었나 봅니다. 그 소리가 넋이 나가도록 아름다웠나 봅니다.

오상아! 내가 나를 잃어버렸네! 내가 나를 잃었으니 망아입니다. 몰아입니다. 무아입니다. 뭐라 하든 그것은 마음을 텅 비운 상태를 말하겠지요. 나만 알고, 나만 위하고, 나만 챙기는 욕심 사나운 나를 다 내려놓은 상태, 바로 그런 텅 빈 마음자리에서만 들리는 저 하늘의 퉁소 소리, 오상아의 노래!

바람이 소리 없이 소리 없이 흐르는데 외로운 여인인가……

아, 이 노래가 아니군요. 이건 '상아의 노래'군요. 물론 이 노래도 좋지요. 님을 여윈 외로운 상아가 내 가슴을 울리지요. 이 슬픈 상아가 ‘슬픈 나’까지 한 번 더 나를 여윌 때, 상아의 노래에 가슴 아린 내가 한 번 더 ‘아린 나’를 여윌 때, 바로 그 망아 몰아 무아의 경지에서 '오상아의 노래'가 시작되겠지요.

나도 그 노래를 듣고 싶습니다. 넋이 나가도록 아름다운 천상의 퉁소 가락을 듣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내 마음을 비우고 또 비워야겠지요. 내 마음의 나를 몽땅 비워버린 허허로운 공간에 울려 퍼지는 오상아의 노래! 내가 다 사라진 자리에서 들리는 노래라면 그 노래는 도대체 누가 부르고 누가 듣는 것인가요?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8월 21일 (22:22)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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