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5단계만에 터진 '배달 대란', 수수료 올리나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31일 광주 북구청 공무원들이 배달시킨 도시락을 배분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배달음식 및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공무원 등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다.(광주북구 제공) 2020.8.31/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발(發) '배달 대란'이 펼쳐졌다. 정부가 지난달 30일부터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과 제과점을 대상으로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만 허용하면서다. 폭증한 배달 콜수를 라이더 수급이 따라가지 못하자 배달대행업계는 배달 수수료 인상을 통해 라이더 확보에 나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수수료 인상분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달수수료 '꿈틀'…인상 부담 소비자가 짊어질 수도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선 배달 주문이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평소보다 배달 시간이 두 배 이상 늦어졌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실제 주문건수와 배달 콜수 모두 늘었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달 29~30일 주문 건수는 전주(22~23일) 대비 8.8% 증가했다. 디저트류는 15.3%나 늘었다. 덕분에 배달대행업체들도 바빠졌다. 바로고에 따르면 같은기간 배달 콜수는 115만2000건으로 전주대비 6.2% 늘었다.

라이더가 부족해지자 배달 수수료가 또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배달대행업계 1위 생각대로(로지올)는 지난달 10일 서울 강남 지역에 이어 29일엔 강북 지역에서도 배달 수수료를 인상했다. 생각대로 노원지사는 배달 거리 500m당 기본 수수료를 기존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렸다. 경쟁사인 바로고도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배달 수수료를 인상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의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생각대로가 음식점주들에게 "배달 수수료 인상 부담을 업소에만 묻는다면 부담이 많이 될 것이니 배달팁을 소비자들에게 부담시키는 방법으로 권유한다”라고 공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음식점주가 결정한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배달의민족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에 발맞춰 포장 주문 중개 및 결제 수수료를 연말까지 전액 지원하기로한 31일 서울의 배민 라이더스 센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이날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소상공인 보호 및 대면 접촉 최소화 대책을 발표했다. 배민은 앱 내 '배민오더'의 서비스명을 '포장주문'으로 변경했다. 포장주문을 누르면 인근 카페·디저트 업소 정보가 한눈에 보이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주문이 이뤄져도 중개 수수료가 없도록 했다. 포장주문 결제 시 식당이 카드사나 PG사에 지불해야 하는 결제 수수료도 연말까지 전액 지원한다. 2020.8.31/뉴스1

배달대행업계 난감…"라이더 이탈 막기 위한 유일한 방안"배달대행업계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라이더가 부족해진 사정상 배달 수수료를 더 올려서라도 라이더를 붙잡아 둘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앞으로도 문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이달 초 태풍까지 예고돼 배달 수요는 더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라이더 모집도 신통치 않다. 바로고의 경우 지난주 라이더 약 5000명을 모집한다고 공고를 냈지만, 현재 지원자는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같은 특수 상황에 라이더를 확보하지 못하면 당장 사업에 타격을 입는다"라며 "라이더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선 그들의 수입을 올려주는 방법 밖에 더 있겠나"라고 말했다.

배민, 요기요 등 자체 배달대행서비스를 보유한 배달앱 업계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배민라이더스는 지난 3월 도입한 2060 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2060은 주당 배달 일을 하는 시간을 전업 라이더는 60시간, 아르바이트생인 커넥터는 20시간으로 제한하는 정책이다. 배민 측은 라이더 과로 예방 차원에서 이 정책을 고수했지만, 현 상황에선 고육지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요기요는 음식점주와 고객들에게 불편함이 가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