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후 족쇄 채워져 노예생활' 납치범과 결혼한 12살 소녀

머니투데이

김채영 기자

결혼을 강요받는 13세 소말리아 소녀./ 사진제공= 로이터/뉴스1

모르는 남자들에게 납치돼 이슬람교로 강제 개종하고 납치범과 결혼까지 한 12살 소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6월 파이살라바드에 살던 12세 소녀 파하라는 가족들과 함께 있던 중 세 명의 남자들에게 끌려가 차량에 탑승했다. 차는 100km를 달려 하피자바드의 한 집에 도착했고, 파하라는 그곳에서 강간 당하고 족쇄에 채워져 노예처럼 생활했다.

파하라의 아빠 아시프는 납치 신고를 하기 위해 집에서 가장 가까운 경찰서로 갔지만 납치범들 중 한 명의 이름을 댔음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은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

파하라는 "그들은 제 발목에 쇠사슬을 채우고 몸을 밧줄로 묶었어요. 전 탈출하려고 했지만 할 수 없었어요. 매일 밤 하느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했어요"라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인권단체는 1000명 이상의 기독교, 힌두교, 시크교 소녀들이 매년 납치된다고 밝혔다.

소녀들을 이슬람으로 개종시키는 이유는 파키스탄에선 샤리아법에 따라 16세 이하의 미성년자가 결혼하기 위해서는 신랑과 신부가 모두 이슬람교도여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파하라의 가족들이 유괴범을 체포하기 위해 경찰들에게 5개월 간의 로비를 한 끝에 경찰은 행동을 취하기 시작했다. 파하라가 살고 있는 하피자바드로 가 파하라를 데려왔지만 동의 하에 결혼을 한 것이라는 파하라의 말에 조사를 중단했다.

후에 파하라는 법원에서 유괴범이 사실대로 말하면 나를 죽이고 가족까지 죽이겠다고 협박해 경찰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파하라는 납치된 지 8개월 만에 비로소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한편 파키스탄 국립 교회 협의회(NCCP)는 "납치되는 소녀들의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며 "이는 파키스탄에서 매년 수백 명의 기독교, 힌두교, 시크교 소녀들에게 처해진 끔찍한 비극"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