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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문재인, 2021년 문재인[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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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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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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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2017년 3월10일 오전10시. 당시 야당(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TV생중계로 지켜보고 있었다. ‘공정과 정의’, ‘원칙과 상식’을 외치며 민생현장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던 문 대통령은 이날만큼은 외부 일정을 따로 잡지 않았다.

이정미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결정문을 낭독하자, 문 대통령은 곧바로 ‘위대한 국민께 경의를 표한다’는 제목의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했다.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숭고하고 준엄한 가치를 확인했습니다.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역사는 전진합니다. 이제 나라를 걱정했던 모든 마음들이 하나로 모아져야 합니다.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기록될 평화로운 광장의 힘이 통합의 힘으로 승화될 때 대한민국이라는 이름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더욱 자랑스러워질 것입니다.”

문 대통령이 평소 생각하는 ‘시대정신’이었다. 문 대통령은 입장문 발표 후 수행인원을 최소화해 조용히 세월호의 상징인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대통령 탄핵의 출발점을 세월호라 여기고,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보수나 진보를 뛰어넘어서 우리 사회를 정상화하고 상식적인 세상으로 만드는 일"이라며 "과거의 탄핵에 대해서 찬반으로 나눠졌던 그런 국민들의 분열을 치유하고, 마음을 모아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향해 한 마음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2개월 후 대선에서 승리한 문 대통령은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선서를 하며 “공정과 정의를 세우고, 원칙과 상식을 지키며,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4년의 세월이 흘렀다. 우리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4년전에 얘기한 대한민국에 살고 있을까. 다른 건 몰라도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는 문 대통령의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진보와 보수 양 극단에 놓인 진영갈등의 심화로 ‘국민 분열’이 심해졌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곧 선거가 있는 탓에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상대방을 무조건 이겨야하는 게 선거다. 오는 4월7일 서울과 부산 등 재보궐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대선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대선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미래 권력은 현재 권력인 문 대통령을 공격할 것이고, 문 대통령 지지세력은 이를 막기 위해 더 큰 진영갈등도 불사할 것이다.

문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은 1년 남짓이다. 대한민국이 전대미문의 코로나19(COVID-19) 위기에서 벗어나 도약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을지 절체절명의 시간이기도 하다. 이런 소중한 시간을 선거 탓에 국민들끼리 싸우며 보내게 할 순 없다. ‘국민 통합’이 절실한 이유다. 문 대통령이 진영논리 앞에서 ‘공정과 정의’, ‘원칙과 상식’이 무너지는 걸 막아야 가능하다.

2021년 3월10일 오전.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를 비판하면서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무너뜨린 용납할 수 없는 비리행위”라며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공정한 사회를 위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우리편’이라도 법을 어기거나 부패하면 심판을 받는다는 걸 문 대통령이 이번엔 꼭 보여줘야한다.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사라져야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모든 마음을 하나로 모아 통합할 수 있다. 그래야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고, 대한민국 역사도 전진할 수 있다. 국민들은 2017년의 ‘문재인’과 똑같은 2021년 ‘문재인’을 기대한다.


2017년 문재인, 2021년 문재인[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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