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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선거가 흔드는 공시가 현실화, 뭣이 중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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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형 건설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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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06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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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동산 공시가격이 발표된 이후 나오는 반발은 크게 '가격이 너무 올랐다'와 '가격이 이상하다'로 정리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공격하고 있는 야당은 '이상한 공시가'를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하다. 제주도와 서초구는 5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한' 공시가 사례를 발표했다. 서초구가 '엉터리 공시가'라고 내놓은 '사례가 엉터리'인 경우도 있어 제시된 사례가 다 오류는 아닌 듯 하다. 그래도 정부는 일단 재점검해서 오해가 있다면 해명하고 오류가 있다면 수정해야 한다.

야당은 그렇다 치고 공시가 논란을 대하는 여당의 태도는 여당이 맞나 싶다.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의 주택은 공시가격 상승률을 연간 10% 이내로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여당 지도부는 곧바로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공시가격을 향후 10년에 걸쳐 시세의 90%에 도달하도록 하겠다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의 뼈대를 흔드는 발언이다. 특정 가격대의 주택 공시가격 상승률만 인위적으로 제한하면 다른 가격대의 주택은 물론 토지같은 다른 부동산 공시가 현실화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로드맵을 발표한게 작년 11월이니 딱 4개월만의 자기부정이다.

서울시장 자리 하나가 수년을 공들여 온 공시가격 현실화보다 중한 것일까. 공시가격이 무엇인가. 부동산의 적정가격이다. 적정가격이란 무엇인가. '토지, 주택 및 비주거용 부동산이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부동산공시법 제2조)이다.

적정가격을 국가가 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부동산의 적정가격, 즉 공시가격이 각종 세금과 복지제도 수혜자를 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부동산공시법의 제1조 목적도 '부동산의 적정한 가격형성과 각종 조세·부담금 등의 형평성 도모'다.

지금까지의 공시가격은 아파트, 단독주택, 토지 등 토지의 종류에 따라 현실화율이 달랐다. 현실화율은 2020년 기준으로 토지가 65.5%, 단독주택은 53.6%, 공동주택(아파트 등)은 69.0%다. 시세가 같은 10억원 짜리 부동산이라도 단독주택을 갖고 있는 집주인은 시세의 53.6%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고 아파트를 갖고 있는 사람은 69.0%에 대한 세금을 낸다는 의미다.

토지, 단독주택, 아파트 등 부동산 종류별로만 차이가 있는게 아니다. 같은 아파트나 단독주택이라도 가격대별로도 편차가 크다. 시세가 3억원이 안되는 어떤 아파트는 공시가 현실화율이 50%도 안되지만 같은 가격대의 다른 아파트는 80% 수준인 경우도 있다. 3억~6억원 사이의 단독주택들의 공시가 현실화율 분포는 17%에서 79%까지 퍼져 있다.

이 정도면 공시가격을 왜 이렇게 올렸냐고 항의하기에 앞서 왜 저 집은 집값의 19%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하고 우리 집은 79%에 대해 세금을 물리느냐고 분노해야 정상이다.

공시가격을 현실화시키는 것은 세금을 메기는 기준이 기울어져 있으니 이를 평평하게 맞추는 작업일 뿐이다. 비싼 집에 사니까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저렴한(?) 집에 사는 사람이니까 세금을 덜 내게 해줘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공시가격을 올리면 당연히 세금이 늘어난다. 그렇다고 특정가격대의 공시가격 인상률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면 세금 부과 기준은 더 틀어진다. 이미 공시가 9억원 이상 아파트의 현실화율은 72.2%로 9억원 미만(68.1%)보다 높다. 30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의 현실화율은 80%에 육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의 현실화율 제고 속도를 늦추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보유세가 늘어난 것은 집값 급등과 공시가 현실화가 함께 작용했다. 집값이 오르면 보유세가 늘어나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지금은 보유세 증가의 책임을 공시가 현실화가 덤터기를 쓰는 모양새다. 국민의 세금부담이 너무 크다면 현실화율이 아니라 재산세율을 조정해서 낮춰야 한다. 손쉽게 공시가 현실화를 손데면 '공시가 현실화=증세'라는 반대론자의 프레임에 갖히게 된다. 그리고 이번에도 공정과세의 기준을 만드는 작업은 도로아미타불이다.

김진형 건설부동산부 부장 /사진=인트라넷
김진형 건설부동산부 부장 /사진=인트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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