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방지법' 통과…의약품 서류 조작하면 '철퇴'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국내 보툴리눔톡신제제 시장 매출 1위를 달려온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취소가 결정됐다. 지난 2006년 첫 품목허가를 받은지 14년만이다. 이는 지난해 5월 약사법 등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 공익신고가 됐던 것이 기폭제가 됐다. 식약처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을 생산하면서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했음에도 마치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또 원액 및 제품의 역가시험 결과가 기준을 벗어나는 경우 적합한 것으로 허위기재했다. 조작된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 국가출하승인을 받고 해당 의약품을 시중에 판매하기도 했다. 사진은 1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메디톡스빌딩 모습. 2020.6.19/뉴스1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받은 의약품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적발돼 허가가 취소될 경우 동일품목 허가가 최대 5년 제한된다. 일명 '메디톡스 방지법'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다. 이 법은 보툴리눔 톡신 허가과정에서 서류조작 등 혐의가 나타난 메디톡스와 같은 사례를 막기위해 만들어졌다.

3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총 18건의 약사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지난 29일 국회 제 6차 본회의에 상정돼 모두 가결됐다. 해당 개정법률안은 정부 이송 후 7월 공포되면 부칙에 기재된 시행일 조항에 따라 발효된다.


'메디톡스 방지법'은 가결된 법안 중 업계와 의료 수요자 모두의 주목을 받은 법안이었다. 해당 법안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품목허가를 받아 허가가 취소된 경우 허가 제한기간을 5년으로 하고,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출하승인을 받아 허가가 취소된 경우 허가 제한기간을 3년으로 하고 있다. 이제 부정한 방법으로 의약품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경우 행정처분과 형벌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 생산 과정에서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하고도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고 원액 및 제품의 역가시험 결과가 기준을 벗어나자 적합한 것처럼 허위 기재한 것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조사 결과 드러났다.
또 조작된 시험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출하승인 받고, 문제가 된 해당 의약품을 시중에 판매한 것도 적발됐다. 특히 메디톡스는 시험 자료를 조직적, 반복적으로 조작해 왔다는 점에서 죄질이 엄중하고 나아가 문제 의약품을 국내외에 불법 유통시켜 보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엄격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식약처는 법안 검토 보고서에서 "의약품 허가, 국가출하승인 등에서 서류를 조작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관리당국을 기만하는 것이므로 강력한 처분이 필요하다"며 "현재 자료 조작으로 허가를 얻어 업체가 얻는 이익에 비해 적발시 처분이 매우 부족한만큼 허가 제한 기간을 상향하고 과징금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약사법 개정안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메디톡스는 의약품 관련 서류를 허위로 조작하고 원액정보를 바꿔치기 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커다란 위협일뿐더러 K-바이오 위상을 송두리째 허무는 일인만큼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자료조작을 사전에 차단하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디톡스 방지법'과 함께 주목받은 이른바 '공동생동, 임상 1+3 제한법'도 통과돼 최근 불거진 제약업계 일각의 의약품 불법제조 행태가 개선될지도 관건이다.

제네릭(복제약)의 공동 생물학적 동등성(생동성) 시험과 임상시험을 수탁업체 1곳 당 위탁업체 3곳으로 제한하는 이 법안은 동일한 의약품의 과도한 난립과 의약품 유통 문란 및 업계 제품 개발 능력 약화 등 역효과를 막기 위해 마련됐다. 제약사 수십 곳이 개발비를 분담해 제네릭을 개발한 뒤 판권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관행탓에 의약품 불법 제조사례가 연이어 적발됐고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끝에 해당 법안이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