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과반 득표로 본선직행 '첫발'…'대세론' 확산 주목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4일 대전 유성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과 이낙연 후보가 개표결과 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2021.9.4/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첫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2위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기선제압했다. '본선 경쟁력'을 내세워 대선 승리를 이끌 후보란 점으로 당심을 파고든 게 주효했단 분석이다. 실제 친문(친문재인) 주류와 보다 가까운 것으로 여겨지던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55%를 득표해 향후 치러지는 경선에서도 '대세론'을 확산시키는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지사는 4일 4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전·충남 경선에서 54.81%를 득표했다. 2위인 이낙연 전 대표의 27.41%의 두 배 가까운 결과다. 경선 투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55.21%를 기록했다. 그동안 민심과 비교해 당심의 지지가 약하다고 평가됐으나 당심에서도 우세한 결과를 보여준 셈이다.


이에 비해 2위인 이낙연 전 대표는 첫 순회경선에서 이 지사와 비등한 경쟁력을 나타내 결선 가능성을 보여줄 것을 기대했으나 실망스러운 결과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전체 선거인단 규모는 2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돼 5만2820명에 불과한 대전·충남 선거인단 결과 자체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지사의 과반 득표 결과가 경선 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는 게 민주당 안팎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지적이다.

그동안 '명낙 대전'으로 명명되면서 1, 2위 후보가 경쟁하던 분위기가 1위 후보로 급격히 쏠리게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정치 컨설턴트는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로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가 사실상 정해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예비경선에서 6명으로 추려질 때엔 결선 투표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이재명 후보가 1차에서 과반 득표하는 순간 1, 2위 경쟁은 의미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가 1차 선거인단 투표부터 과반 득표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론 본선 경쟁력이 꼽힌다.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여당 후보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야권 대선후보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양자대결에서도 이낙연 전 대표에 비해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여겨진다는 점에서다.

이 지사도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경선선택의 기준은 오로지 본선경쟁력"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의 도덕성 논란 등 '네거티브 공세'에 초점을 맞춘 게 당내 경선 과정에서 패착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백제 발언'에 이어 음주 전과, 무료 변론 의혹 등 검증 필요성을 들어 이 지사의 도덕성 문제에 파상 공세를 펼쳐왔다.

문제는 민주당 당원들에게 이 전 대표의 네거티브 공세가 파괴력있게 작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야 전반적으로 네거티브성 의혹이 쏟아지면서 당내 후보 검증을 대선 승리에 걸림돌로 불편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커졌다는 평가다. 최근 이 지사에 대한 무료변론 의혹 제기가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지지율 변동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게 이를 보여준다.

민주당은 5일 세종·충북 지역 순회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이어 대구·경북(11일), 강원(12일) 등을 거쳐 다음달 10일 서울에서 순회 경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