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광화문]공약의 무게와 후보의 가벼움

머니투데이
  • 김진형 건설부동산부장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2.01.26 05:30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지난 2년 집값 폭등에 놀란 무주택자들은 '영혼까지 끌어 모아'(영끌) 집을 샀다. 주택담보대출은 기본이고 신용대출에, 퇴직금 중간정산까지 받아 집 사는데 넣었다. 당장 소득과 자산이 충분치 않은 2030 젊은 세대들이 주로 이 방법으로 집을 샀다.

무주택자에게 영끌 매수가 있었다면 정부에겐 영끌 대책이 있었다. 몇번이었는지 세어 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요 억제 대책을 '영끌'하던 정부는 2020년을 여름을 지나며 공급 확대로 입장을 바꿨다. 서울과 수도권에 주택공급이 가능한 거의 모든 부지들을 영끌해 공급량을 늘렸다. 공공기관의 얼마 안되는 주차장까지 징발됐고 선분양도 모자라 선선(先先)분양(사전청약)까지 시작됐다.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자 이번엔 영끌 공약이다. 똑같이 250만호 공급을 공약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부동산 공약을 영끌 중이다. 250만호 공급 공약도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인데 이재명 후보는 여기에 61만 가구를 더 얹어 311만 가구 공급을 약속했다. 작년 집값 급등의 최고 재료였던 GTX(광역급행철도)는 약속이나 한듯 두 후보 모두 기존 노선 연장, 3개 노선 신설을 발표했다. 이재명 후보의 '묻고 더블로 가'에 윤석열 후보가 얼마나 더 베팅할지 궁금하다.

영끌이 위험한건 '나중에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끌로 집을 무리하게 샀던 사람들은 위기에 처했다. 대출금리는 계속 위로 향하는데 집값은 아래로 역주행을 시작했다. 물론 대선이 끝나면 다시 집값이 오를 거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올해 집값이 올라도 5% 이내일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다. 대출이자에 보유세 부담까지 감안하면 실질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정부가 영끌한 주택공급 대책도 뒷감당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도심에 3만 가구 공급을 약속했던 8·4대책은 곳곳에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으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공공재건축은 '그런게 있었나' 싶게 이미 유명무실해졌다.

영끌 공약은 어떻게 될까. 선거는 공약을 내걸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는 정치적 절차다. 그렇기에 선거 공약은 유권자들의 요구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대규모 개발 공약으로 인한 집값이 불안정하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지만 그렇다고 선거 공약을 정부 허락 받고 내놓으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들은 본인의 임기 내에 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실제로 실현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도 충분치 않음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앞다퉈 내놓은 GTX 노선 신설은 5년 단위로 수립하는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돼야 추진이 가능하다. 가장 사업이 빠른 GTX-A 노선은 2011년에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됐고 8년 후에 착공했다. B, C노선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두 후보의 공약에 포함된 노선 연장을 하려면 사업성 재검토가 이뤄져야 하고 신설하겠다고 밝힌 3개 노선을 계획에 반영하려면 5년 후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

대규모 개발 공약은 실제 실현되는지 여부와 별개로 지속적으로 해당 지역의 이슈가 된다. 개발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개발에 포함된 쪽과 소외된 쪽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힌다. 정부가 영끌하느라 급하게 포함시켰던 과천, 태릉 등 주택공급 지역에서, GTX-D 노선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에서 그런 사회적 갈등을 목격했다. 주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일부에선 지자체장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후보는 "공약이 원래 다 그런 것"이라고 하고 어떤 후보는 "수요에 따라 몇년이 걸릴지 판단하면 된다"고 말한다. 안되면 어쩔 수 없고, 아니면 그때 가서 보자는 식이다. 공약의 무게에 비해 공약을 대하는 후보들의 자세는 너무 가볍다. 정치 지향은 다르지만 공약이 갈수록 닮아가는 것은 공약을 대하는 자세가 닮았기 때문은 아닐까.

김진형 건설부동산부장 /사진=인트라넷
김진형 건설부동산부장 /사진=인트라넷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단독 '달·우주 탐사 협력' 극대화, 한미정상회담 의제 오른다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