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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애그플레이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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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기택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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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2.07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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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이든 간에 흔하면 가치가 떨어지고, 희소하면 가치가 높아진다. 돈이 넘치면 화폐가 아닌 것의 가격이 뛴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 정부가 돈을 풀면서 석유와 곡물 등을 사는 데 드는 비용이 더 들 수 밖에 없는 건 마치 섭리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국제유가(WTI) 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45도 각도로 우상향하며 지난 5일 배럴당 92달러를 돌파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월에 135.7로 아랍의 봄 사태를 겪던 2011년 이후 최고치였다.

에너지 가격 폭등은 운임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는 기업들이 물류비 지출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기가 문제일 뿐 제품가격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곡물별로 가뭄 등과 같은 기후요소로 인해 작황이 나빠지고 공급이 감소하면 그 곡물은 비싸진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치닫기 직전인 지정학적 요인도 겹쳤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수출국이고 우크라이나도 밀과 옥수수를 주로 수출하는 나라다. 공급 차질 우려가 국제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초래한다.

국제 곡물 가격의 파괴력은 이미 증명된 적이 있다. 2011년의 이른바 재스민혁명이 대표적인 예다. 러시아가 밀수출을 금지하면서 이를 수입하던 튀니지의 빵값이 폭등했고 민주화시위를 촉발했다. 이집트, 리비아, 예먼 등으로도 번져 이들 국가의 정권이 바뀌었다.

한국은 식량 자급률이 낮아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밀과 옥수수, 대두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국제곡물가격의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고 일정한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전이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는 수치로 확인된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식료품과 비주류음료는 전월대비, 전년동월대비 모두 물가지수 상승에 가장 많은 기여도를 차지한 항목이다. 그 다음이 교통, 음식 및 숙박 등의 순이었는데 이 역시 에너지와 식량가격 상승과 직결된 것들이다.

원두가격이 급등해 1월에 8년 가까이 커피가격을 동결한 스타벅스와 동서식품이 가격을 올렸고, 지난해부터 과자, 라면 등의 가격도 조금씩 인상돼 왔고 이런 움직임이 확산돼 온 트렌드가 구체적인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미 많은 품목의 가격이 오른 가운데 아직 인상 전인 것은 주류다. 1월 소비자물가에서 '주류 및 담배'의 기여도는 전월비는 0, 전년 동월비는 0.01%였다. 주세가 오르는 시점을 전후해 맥주값이 먼저 오를 것이고 소주업체들도 가격인상을 위한 여론떠보기를 하고 있다.

서민주류로 여겨지는 소주는 3월 대통령 선거와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을 앞두고 있어 정부가 가격인상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다른 모든 것의 가격이 다 오른 마당에 소주업체들만 원부자재 상승에 따른 부담을 계속 안고 가게 할 수 없다.

[광화문]애그플레이션 공포
의식주 가격 가운데 대출총량규제로 주택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매매가와 전세,월세를 막론하고 거품논란을 야기할 정도로 급등했다. 식음료 가격은 이미 지난해 중반부터 인상랠리가 시작돼 왔다.

문제는 한번 올라간 가격은 국제곡물가격이 하락해도 다시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은 매출과 이익이 개선될 수 있다. 정부는 표를 잃지 않을 정도로 가격을 억누른다면 가격인상으로 세수를 더 확보할 수 있으니 나쁘지 않다.

애그플레이션으로 인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실질구매력 감소로 괴로울 것이다. 어느 순간 임금인상 속도보다 물가 오르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체감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삶을 맷돌로 간다는 공포가 어느새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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