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의류기업 실적 '사상 최대'...고급화·온라인 통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COVID-19)에도 불구하고 의류기업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보복소비가 이어지면서 고급 브랜드가 잘 팔렸던 데다 자체 온라인 유통망 판매 비중이 상승하면서 수익성도 껑충 뛴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섬 (18,860원 0.00%), 신세계인터내셔날 (17,750원 0.00%), 더네이쳐홀딩스 (14,770원 0.00%) 등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섬의 지난해 매출은 1조3874억원, 152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 49.1%가 급증했다. 타임·마인·시스템 등 자체 고급 브랜드에 이어 캐시미어 소재 전문 의류브랜드 더 캐시미어, 명품 브랜드 랑방과 손잡고 출시한 랑방콜렉션 등의 매출이 20~3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8.9%에서 지난해 10.9%로 뛰었다. 한섬의 자체 온라인 플랫폼인 '더한섬닷컴'을 통한 매출 비중도 연 20% 중반까지 확대된 덕분이다. 더한섬닷컴에서는 오프라인과 같이 '노세일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구매액 상위 100명으로 한정한 '더스타' 등급에는 전담 상담사 배치, 고급 세탁 서비스, 스타일링 클래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수입 의류·화장품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면서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4508억원으로 9.5%, 영업이익은 920억원으로 172.4%가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고 있는 '메종 마르지엘라'와 '아크네스튜디오' 등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의 지난해 거래액도 2330억원을 달성했다. 끌로에, 에르노 등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에 더해 골든 구스, 분더샵 등 공식 입점된 해외 브랜드가 성장을 이끌었다.

더네이쳐홀딩스도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이하 내셔널지오그래픽) 제품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712억원, 6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8.0%, 23.0% 증가한 수치다.

디스커버리, MLB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F&F (67,900원 ▲100 +0.15%)는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올해 사상 첫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F&F는 오는 15일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MLB는 특히 중국에서 공격적으로 지점을 확대하고 있다. 고급화 전략을 앞세우며 MLB 중국 매장 수는 2020년 말 75개에서 지난해 말 500개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휠라의 경우 실적은 개선돼겠지만 히트 아이템이 없어 국내 성장 모멘텀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휠라홀딩스 (39,800원 ▼550 -1.36%)의 지난해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예상치)는 전년 대비 19.6% 증가한 3조7436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1.7% 늘어난 5193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