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몸김치랑 뭐가 다르냐"…비위생 '명장 김치'에 여론 충격

한성식품이 중국 CCTV 인터뷰라며 공개한 영상/유튜브 캡쳐

'명장이 만든 김치'라고 홍보해 온 김치업체에서 불량 재료를 사용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지난해 비위생적인 제조방식으로 공분을 산 중국산 절임배추 이후 1년여 만에 김치파동이 재연될 조짐이다. 해당 회사로부터 김치를 공급받는 기업들은 제조 공장이 다르다며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김치 제조업체인 한성식품의 김순자 대표이사는 전날 자회사 효원의 김치위생문제와 관련된 보도와 관련해 "법적 처분과 관계없이 해당 공장을 폐쇄하고 원인규명에 착수했다"며 "소비자에게 거듭 사과하고 재창립의 각오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자체점검과 외부전문가의 정밀진단을 실시하겠다"며 "공장 영구폐쇄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위생과 품질관리체계를 재정비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자신을 김치명인·명장 1호로 소개하면서 한성식품을 '진짜 한국김치'를 만드는 회사라고 알려 왔다. 하지만 제보자가 방송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는 이 회사의 자회사에서 변질된 배추와 곰팡이 핀 무를 사용하는 모습이 담겼다.


김순자-한성식품-효원으로 연결...삼성웰스토리 등에 공급논란이 된 회사는 한성식품의 자회사 효원이다. 충북 진천에 위치해 있다. 김치 제조가 주력사업이다. 간판에 해썹 인증 마크를 부착할 정도로 위생을 자신해왔다. 효원 지분은 한성식품이 97.8%를, 김 대표가 1.9%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도 김순자씨다. 모기업인 한성식품은 김 대표가 지분을 97.9%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김순자-한성식품-효원으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다.

한성식품은 2020년 기준 5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을 비롯해 30여개국에 전체 판매량의 70%를 수출할 만큼 해외가 주력이다. 국내의 경우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 채널로 홈쇼핑과 온라인을 통해 판매했다. B2B(기업간 거래)에선 전체 매출 중 급식기업 삼성웰스토리에 14%를, 한화호텔앤리조트에 5% 납품했다.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홈쇼핑을 통해 구입하지 않았더라도 문제가 된 김치를 먹었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한성식품으로부터 김치를 공급받은 기업들은 효원이 제조한 김치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성식품이 자체 운영하는 김치공장 3곳은 효원의 진천공장과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한성식품으로부터 공급받은 김치는 문제된 효원 김치와 관계가 없다는 공문을 전달받았다"며 "한성식품 서산공장에서 생산한 김치만 공급받고 있고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외부로부터 유입된) 완제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성식품 자회사 효원에서 공익제보자가 찍은 무 영상 이미지/MBC 보도 캡쳐

모든 공장 가동 중단했지만...중국과 뭐가 다르냐한성식품은 사과문과 함께 효원의 진천공장을 폐쇄한데 이어 한성식품 부천, 서산, 정선공장도 전면 가동중단을 결정했다. 회사 측은 모든 공정의 진단과 조사를 진행하고 신뢰할 만한 결과가 나올때까지 외부 반출을 중단한단 입장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성식품과 관련된 온라인 SNS(사회관계망 서비스)가 차단되자 과거 김 대표가 등장한 유튜브 영상까지 찾아 비난 댓글을 쏟아냈다. 특히 지난해 3월 알몸김치 파동으로 중국산 김치 거부 움직임이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서 우리의 현실이 중국과 다르지 않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일례로 한성식품이 홍보용으로 만든 김 대표의 중국 CCTV 인터뷰 영상에는 "중국에 대해 뭐라 할 처지가 아니다", "중국이 흉 볼까봐 부끄럽다", "썩은 배추로 만든 김치가 명장김치라니"라는 댓글이 달렸다. 당시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는 영상이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급속하게 퍼지면서 대중국 비난여론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SNS를 통해 "김 대표의 식품명인 자격을 박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