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에 1억' 尹, 청년도약계좌…은행권 "정교한 수요예측 중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정부의 금융지원을 받는 청년이 늘어날지 주목된다. 윤 당선인은 청년희망적금에 비해 지원 대상이 넓은 청년도약계좌를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은행업계는 지원에 동참하겠다면서도 정확한 정책 디자인을 당부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청년의 자산증식 기회 확대를 위해 청년도약계좌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청년도약계좌는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가입자가 매달 70만원 한도 내에서 저축하면 정부가 가입자별 소득에 따라 월 10~40만원을 보태 10년 만기 기준 목돈 1억원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다. 투자 운용 형태는 주식형, 채권형, 예금형 중 선택할 수 있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끈 청년희망적금과 유사한 구조지만 지원 대상이 확대됐다. 청년희망적금은 연간 총 급여가 3600만원 이하인 청년이 대상이었으나, 청년도약계좌는 가입에 연봉 상한이 없다. 대신 연 소득 4800만원 이상인 청년에 대해선 직접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고 비과세·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다만 실질적으로 금융지원이 필요한 청년을 걸러내기 위해 개인소득 외 가구소득·재산을 들여다본다.

은행권은 청년도약계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책 설계가 촘촘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청년 대상 금융지원 정책은 은행의 사회적 책임, 2030 고객 확보 차원에서 은행이 꺼릴 이유가 없다"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꾸려지고 정책이 구체화하는 대로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은 정부의 수요 예측이 빗나가 은행 이자 부담이 1조원 정도 늘었다"며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지원 범위가 더 넓은 만큼 정부가 수요를 더 정확히 예측하고, 금리 수준을 합리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들어 정부가 자산·소득수준이 낮은 20대부터라도 자산형성 수단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년을 위한 금융정책의 필요성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졸업, 취직, 결혼 등 생애주기에 따른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청년 개개인의 금융 수요는 생애주기에 따라 자금 용도와 규모가 상이하다"며 "일자리, 교육, 복지, 생활 안정 등 맞춤형 통합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