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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은 없어도 장교들 와인은 챙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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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3.15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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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화상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C) AFP=뉴스1
(모스크바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화상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C) AFP=뉴스1
#1. '핵탄두 보유량 세계 1위' '군사력 세계 2위' '유일하게 미국을 파괴할 수 있는 국가'. 러시아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그런 러시아가 몇 수 아래인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헤매고 있다. 연료가 바닥나 탱크가 주저앉은 것 정도는 애교다. 사기가 떨어진 러시아 군인들은 급기야 자기네 탱크 기름통에 구멍을 뚫고 있다.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수도를 향해 다시 진격을 시작했다지만, 당초 계획보다 한참 늦었다. 도시에 진입해도 처절한 시가전을 피하기 어렵다. '강한 남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졸지에 '미친 독재자'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이런 상황을 겪은 게 비단 러시아만은 아니다. 도저히 질 수 없을 것 같던 싸움에서 허우적댄 건 이탈리아와 청나라도 마찬가지였다.

#2.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이탈리아는 수에즈 운하를 차지하기 위해 이집트로 쳐들어갔다. 당시 이탈리아는 8만명의 병력을 투입하고도 고작 3만명의 영국군에 패했다. 병력의 절반에 해당하는 4만명이 항복했다. 끌고갔던 전차 350대도 모두 잃었다.

사정을 알고보면 그럴만했다. 당시 이탈리아군은 차량용 연료가 부족해 사하라 사막을 걸어서 행군했다. 그나마 기름을 넣은 트럭도 짐칸을 대리석으로 채우느라 군수물자를 실을 자리가 없었다. 웬 대리석이냐고? 무솔리니를 추앙하는 승전기념탑을 세우기 위한 재료였다.

그 시절 이탈리아군의 망탈리테(정신상태)는 엉망이란 말로도 부족했다. 7개 캠프 중 한 곳은 영국군이 기관총을 몇발 쏘자 곧바로 항복했다. 이 와중에도 보급관들은 탄약보다 장교들이 마실 와인을 먼저 챙겼다. 전투 중에도 야전 지휘관들은 사막에서 온수로 샤워하고 최고급 카펫을 깔고 잤다.

로마의 군 수뇌부도 별로 나을 게 없었다. 연합군의 최신예 전투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는데도 피아트의 한물 간 복엽(상하 쌍날개) 전투기를 계속 구매했다. 오죽하면 당시 동맹국이던 독일군 장교가 이렇게 한탄했을까. "차라리 이탈리아가 적국이었다면 2개 사단으로 막을텐데, 동맹국이 된 바람에 20개 사단을 지원해줘야 하게 생겼네."

#3. 아편전쟁에서 청나라는 영국 철갑함에 호되게 당했다. 절치부심한 청나라는 독일에서 대형 철갑함을 들여와 아시아 최강이라는 북양함대를 구축했다.

1894년 청일전쟁 발발과 함께 북양함대에게 벼르던 기회가 찾아왔다. 그해 9월17일 서해 압록강 하구 인근에서 7000톤급 철갑함 2대를 거느린 북양함대가 일본해군과 맞붙었다. 일본 측에는 철갑함이 4000톤급 1대만 있었을 뿐이다. 양쪽의 순양함 숫자는 엇비슷했지만, 어차피 근현대 해전은 주포를 탑재한 철갑함 등 전함 간의 싸움 아닌가.

누가봐도 일본에 불리한 전투이었지만 결과는 청나라의 패배였다. 청나라 쪽에선 순양함 5척이 침몰한 반면 일본 측은 가라앉은 배가 하나도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당시 청나라 함대가 발사한 포탄 가운데 상당수가 콩과 진흙 등으로 만들어진 연습용 포탄이었다. 상인들이 연습용 포탄을 실전용 포탄이라고 속여 납품하는데도 청나라 관리들은 뒷돈을 받고 눈감아줬다.

한마디로 청나라는 '방산비리' 때문에 몰락했다. 청일전쟁에서의 패배로 청나라는 랴오둥 반도와 타이완섬을 일본에 넘겨주고 당시 3년치 예산에 달하는 전쟁 배상금까지 물어내는 굴욕을 당해야 했다.

#4.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한 마디로 '무능'과 '부패'의 대결이었다. 양 진영이 내세운 프레임이 그랬다는 얘기다. 한쪽은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며 상대의 능력을 깎아내렸다. 반대편은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며 상대의 도덕성 문제를 들췄다.

비록 박빙의 승부였지만 결국 국민이 선택한 건 능력보다 도덕성이었다. 역사를 보면 능력과 도덕성이 별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부패한 정권이 유능할 수 없는 법이다. 깨끗하고 능력있는 새 정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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