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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임팩트 투자를 압도하는 ESG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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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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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한상엽 소풍 대표 /사진=이민하
한상엽 소풍 대표 /사진=이민하
종종 서점에 들른다. 정작 책은 주로 인터넷서점에서 구입하지만 서점이 주는 분위기와 냄새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하는 일이 벤처투자, 스타트업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빼놓지 않고 들르는 서가는 경제·경영분야다. 다소 개인적이고 편향적인 관점으로 본 최근 서가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나 기후위기에 대한 책이 많아졌다.

사실 이렇게나 빠르게 ESG가 확산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ESG 평가결과에 따라 자본시장에서 주가나 금리 등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니 이들을 주된 고객사로 보유한 전략컨설팅이나 회계·재무컨설팅업체들이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시하느라 분주하다. ESG스타트업이라는 말도 흔히 사용되는 시대가 왔다.

분명히 다가올 미래였지만 막상 현실로 성큼 다가오니 가끔은 어안이 벙벙하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임팩트투자사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ESG를 바라보면 생각이 복잡해질 때가 많다. ESG가 비즈니스의 기본문법으로 자리잡고 ESG경영을 넘어 ESG투자가 소셜임팩트나 임팩트투자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이 주지하다시피 기업이 ESG를 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ESG를 고려하며 기업경영을 하는 것이 경제적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많지만 아주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분석 역시 이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SG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었던 것은 ESG의 방향이 결국 경제적인 지속가능성을 향하기 때문이다.

투자 등 자본시장 영역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진다. 임팩트투자는 특정한 사회적 가치 창출, 혹은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자본의 방법을 활용하려는 접근이다. 임팩트투자가 특정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또 목표로 하는 반면 ESG는 어디까지나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ESG로 대표되는 요소들을 어느 정도 고려할 것인가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하지만 대부분 투자사는 임팩트보다 ESG를 더 전면에 내세운다. 기본적으로 공시의무 등 자본시장의 룰이 ESG를 중심으로 세팅되기 때문이다.

물론 임팩트투자 역시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의 동시달성을 목표로 한다. 어디까지나 임팩트투자도 자본투자의 한 방법이고 재무적 수익을 회수하지 못하면 지속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까지 현장에서 일하며 깨달은 것은 재무적 가치를 희생하더라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투자 전체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사회적인 것과 재무적인 것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ESG를 개인적으로 우려하는 것은 ESG로 표상되는 것들이 사회적인 것을 희생하지 않고도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지나친 낙관론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더라도 ESG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거나 해당 기업의 ESG와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 기업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과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나 CSV(공유가치 창출)에 대한 자본시장의 반응은 우려에 가까웠다. 미국에서도 사회적 기업을 표방하며 비콥(B-corp) 인증을 받은 기업들이 결국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등 자본시장에 본격적으로 편입하는 시기가 되면 인증을 반납하곤 했다. 또한 사회공헌 관련 부서의 예산은 매출 등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마케팅·브랜딩부서의 예산과 달리 조금 심하게 이야기하면 또다른 세금과 같이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ESG는 다르다. ESG를 도입하는 이유와 무관하게 ESG는 기업 내부의 블랙박스를 들여다보고 수익 극대화를 위한 현재 자본시장의 강력한 열쇳말이 됐다.

우리가 달성해야 할 사회적 가치 등 소셜임팩트는 시대에 따라 사회에 따라 다르게 해석돼야 한다. ESG로 경영하고 또 투자해야 하는 시대, 임팩트는 어떻게 ESG와 만날 수 있을까. 스타트업들 역시 ESG와 임팩트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인가. 오늘도 서가를 기웃거리게 된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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