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발엔 8발' 北 도발에 확 달라진 軍 맞대응…7차 핵실험→?

(서울=뉴스1) = 한미 양국 군이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8발 발사 무력도발 대응 차원으로 6일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8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이날 오전 4시45분쯤부터 약 10분 동안 에이태큼스 8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우리 군이 7발, 미군이 1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2.6.6/뉴스1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현충일 새벽이 한미 양국의 미사일 발사로 시작됐다. 하루 전 북한이 8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무더기 도발을 감행하자 똑같이 8발의 ATACMS(에이태킴스) 지대지미사일로 대응했다.

북한의 도발에도 어르고 달래던 식으로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던 문재인 정권과 다르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준 셈이다.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본격적인 '강 대 강' 대치 국면에 들어갔다.


尹대통령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 엄정 대처"윤석열 대통령은 6일 서울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7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북한의 핵·미사일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추어 나갈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에는 타협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실제 강력 대응을 행동에 옮기고 있다. 이날 새벽 4시45분부터 동해상으로 8발의 에이태킴스 미사일을 실사격한 게 상징적이다. 합참은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은 북한이 다수 장소에서 미사일 도발을 하더라도 상시 감시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도발 원점과 지휘 및 지원세력에 대해 즉각적으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응은 윤 대통령이 전날 오전 북한이 서로 다른 4곳에서 8발을 발사하는 전례 없는 도발을 하자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 회의에 직접 참석해 보고를 받고 한·미 미사일 방어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여러 지점에서 다양한 형태의 탄도미사일을 연속 발사한 것은 정부 임기 초 안보태세에 대한 시험이자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7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6.6/뉴스1

행동하는 한미동맹…핵 확장억제 구체적 명시→핵항모 동원 연합훈련핵에는 핵, 미사일에는 미사일로 맞선다는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평화는 구호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힘을 통한 평화'를 역설해왔다. 지난달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는 "단지 일시적으로 북한의 도발이나 (북한과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하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것이 아니다"며 "이런 유형의 접근법은 지난 5년 동안 실패한 것으로 증명됐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등과 관련해 "많은 사람은 '굴종 외교'라고 표현한다"고도 말했다.

이 같은 외교안보 정책은 취임 후 단 열흘 만에 이뤄진 한미정상회담 기간 동안에도 잘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 차원에서 처음으로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를 포함한 모든 방어 역량을 사용해 확장억제(핵우산)를 제공하겠다는 구체적인 공약을 끌어냈다. 필요하면 미국 전략자산의 적기 전개 등 추가적인 조치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달라진 한미동맹의 면모는 속속 가시화됐다. 양국 해군은 이달 2일부터 4일까지 4년 7개월 만에 핵추진 항공모함을 동원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우리나라는 1만4500톤급 대형수송함 마라도함 등을 미국은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함 등을 각각 투입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9일 사망한 현철해 국방성 총고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김일성 훈장, 김정일 훈장 수훈자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 총고문 조선인민군 원수 현철해 동지의 서거에 즈음하여 20일 고인의 영구를 찾으시고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하시었다"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北, 7차 핵실험 임박…극한까지 도발 수위 높아질 수도도발과 맞대응의 강 대 강 대치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3번 갱도 복구 작업을 완료하는 등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결심만 서면 수일 내로 핵실험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과 핵실험은 한 세트다. 핵실험을 안 하면 핵탄두의 경량화, 소형화 등에서 한 축이 빠지게 된다"며 "핵실험 이후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정상 각도 ICBM 발사 가능성도 있다. 어느 게 최저점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어 극한까지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대화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하루빨리 깨닫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분간 강 대 강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까지는 현재 대북정책 방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전까지 고강도 대결 양상이 계속되다가 올 연말 혹은 내년 초를 기점으로 대화 테이블이 마련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평택=뉴시스] 홍효식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 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 작전조정실을 방문해 장병들에게 격려의 말은 전한 뒤 윤석열 대통령에게 악수를 건네고 있다. 2022.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