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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가상패션 선도한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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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23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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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COVID-19)로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사회 전반에 짙게 배어 있다. 기술 진보에 따라 소비 문화가 변화하면서 흐름을 따라 가지 못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패션업계도 예외는 아니며 메타버스 상에서의 의류산업, 메타패션 등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정부도 "메타패션을 통해 우리의 염원인 패션 선진국 진입을 이룰 수 있다"며 한술 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말 메타패션 제작 발표회를 열고서 오는 11월까지 메타패션 30벌을 출시한다고 했다. 정부는 디자이너 3명이 10개씩 제작한 의상에 대해 디지털화 비용을 지원하고 KT는 이를 거래할 플랫폼(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한다. KT는 자체 예산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수익금은 디자이너와 분배한다.

정부가 자신하는 것은 한국의 기술력이다. 구체적인 플랫폼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을 구현하고, AR(증강현실)을 이용해 메타패션을 투영하는 등의 기능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 메타패션 제작은 클로버추얼패션이 맡는다. 클로버추얼패션은 영화, 게임 등에 활용되는 3D 가상의류 분야 세계 1위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회사다. 겨울왕국의 엘사 드레스 등을 제작했다.

메타패션은 네이버 제페토에서 잠재력을 보였다. 루이비통, 디올, 구찌 등 세계적인 명품들은 제페토에서 가상 의류, 핸드백, 액세서리를 내놓으며 수익성도 잡고 10·20대도 포섭했다. 제페토는 아바타에게 옷을 입히는 방식이기 때문에 정부는 또다른 방식의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산자부는 이렇게 정부가 이끄는 메타패션은 "국내 최초"라며 "메타패션에서 글로벌 브랜드를 창출하고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패션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제페토에서 화제가 된 브랜드는 현실세계에서 이미 인지도가 높은 상품들이다. 브랜드가 갖고 있는 이미지, 품질 등 '본질'이 있어야 가상세계의 소비도 이끌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기존 브랜드를 활용해 메타패션을 시도하면서도 투자 대비 수익을 담보할 수 없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유지하는 이유다. 정부 주도로 메타패션을 이끈다는 건, 엘사 드레스를 만들 프로그램이 있으니 겨울왕국을 만들어보겠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정인지 증권부
정인지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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