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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윤석열정부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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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08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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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즐겨 마시는 와인은 지극히 운명론적입니다. 와인이 병입돼 탄생할 때 이미 그랑크루·프리미어크루급 등 등급을 매깁니다. 등급을 결정하는 것은 포도밭의 위치나 포도 수확연도 같은 선행적 요소들입니다.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와인메이커는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경험, 감각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립니다. 포도를 언제 수확할지, 어떤 비율로 블렌딩할지, 발효는 오크통에서 할지 아니면 스테인리스스틸 탱크에서 할지 등등 고민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와인의 품질과 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채 10%도 안 됩니다. 90% 이상은 포도밭의 위치와 환경(테루아) 생산연도(빈티지) 등에 의해 선행적 운명적으로 결정됩니다.

우리의 삶도 운명론적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개인의 노력과 재능보다 시대 상황이나 운 같은 게 더 결정적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맹자는 "지혜가 있어도 세(勢)를 타는 것만 못하고, 좋은 농기구가 있어도 때를 기다리는 것만 못하다"고 했습니다. 공자는 "군자가 때를 만나면 가마를 타지만 때를 만나지 못하면 머리에 물건을 이고 지나간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객관적 형세가 불리하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출범 100일도 안 돼 허니문을 즐겨야 할 윤석열정부가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는 등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인적쇄신 요구 등 처방과 고언, 조언이 쏟아집니다. 나름 일리가 있지만 윤석열정부의 낮은 지지율은 어찌 보면 운명이고 숙명입니다.

윤석열정부는 애초 출범부터 대선에서 역대 최소 표 차이로 간신히 이겼습니다. 더욱이 새로 출범한 윤석열정부를 둘러싼 경제상황 등 주변 환경은 최악입니다. 새 정부가 잘못해서가 아닌데도 대외적 요인 등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금리는 오르고 주가와 부동산, 가상자산 가격 등이 급락합니다. 민간소비, 기업투자, 정부지출은 물론 수출까지 위험신호를 보냅니다. 그야말로 복합 경제위기 상황입니다.

윤석열정부가 전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크게 늘어난 나랏빚 1075조원과 한국전력의 올해 예상적자 30조원 등뿐입니다. 그 결과 경기가 어려워도 확장정책을 펼 수 없고 오히려 공공요금을 인상해야 할 상황입니다. 가계부채가 1859조원이나 되는데도 물가를 잡고 자본유출을 막으려면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합니다. 제일 중요한 게 민생과 경제인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지율이 오를 리 없습니다. 앞으로도 단기간에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윤석열정부의 '시절 운'이 이렇다면 버티고 인내하면서 시간을 벌어야 합니다. 영원히 곤란한 것은 없습니다. 그동안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반성하되 너무 자책하지는 말고 애초 목표한 것만 보고 가야 합니다. 달콤한 포퓰리즘을 버리고 민간과 시장주도 성장, 규제철폐 등의 원칙을 지켜나간다면 민심은 돌아올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지금은 윤석열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속으로는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는 것입니다. 윤석열정부가 성공해야 대한민국이 성공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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