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손보는 미래노동시장硏 "균형잡힌 권고안 마련할 것"

미래노동시장 연구회 좌장 권순원 교수가 지난 8월18일 오전 서울 중구 모임공간 상연재에서 미래노동시장 연구회 발족 한달을 맞아 그간 논의사항과 향후 운영계획에 대해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인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안을 다루는 전문가 논의기구인 미래노동시장 연구회가 "집중적인 논의와 노·사 의견수렴 등을 통해 최대한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정책 대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17일 밝혔다.

다음달까지 운영되는 연구회는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안을 정부에 권고할 예정이다. 앞서 예정됐던 연구회 활동 기간은 다음달 17일까지이지만, 논의 과정을 고려해 연구회 활동 기간은 연장될 수 있다고 연구회 측은 설명했다.


연구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한 브리핑룸에서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진행해 온 이해관계자 현장소통 결과와 주요 논의사항을 설명했다. 지난 7월18일 발족한 연구회는 노동법·인사조직·노동경제·사회복지·보건 등 분야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됐다.

연구회는 지금까지 20개 업종 노·사(40명) 심층인터뷰를 비롯해 IT기업·공공기관·중소기업·철도여객운송업 자회사 간담회 등을 실시했고 산업단지·중소제조업 등을 직접 방문해 노·사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연구회는 총 67개 기업 노·사 104명, 전문가 15명으로부터 의견을 들어본 결과, 현장에서는 임금·근로시간 제도 등 현행 법·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회는 이런 의견을 토대로 주52시간제 틀 내에서 개별 노·사 수요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 중이다. △연장근로 단위 다원화 △근로일간 연속 휴식 등 건강권 보호 △유연근로제 활용 제고 △포괄임금 규제 등 현장의 개편 요구가 큰 사안들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금체계와 관련해서는 과도한 연공성을 완화하고 공정한 보상·평가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사·정 역할을 검토하고 있다. 임금체계는 노사 자율영역으로서 정부 정책만으로는 한계인 점을 고려해 노·사 자율적인 임금체계 개편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회 좌장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 영역은 제도로서 강제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존 임금체계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나 지속가능성을 검토하고, 개선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며 "임금 체계나 수준을 선택하는 것은 기업의 자율이기 때문에 특정 임금 체계를 권고할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중구조 개선, 노동법 체계 개선과 관련해서는 학계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크고 그간 많은 과제가 제안된 만큼 기존 과제를 포함한 다양한 개선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 소통 과정에서 근로시간 제도와 관련해서는 "기업 규모나 형태, 특성 등이 다양한데 근로시간 제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 "건강보호조치가 근로자를 얼마나 보호해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주 단위가 아니라 월 단위 또는 분기 단위 등 총량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게 효과적", "근로자 의지대로 할 수 있게 길은 열어둬야 한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임금체계와 관련해서는 "임금체계 설계뿐 아니라 공정한 성과관리까지 나아가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임금·직무 관련 정보들이 기업에 제공될 필요가 있다" 등의 현장 의견이 있었다. 이중구조와 관련해서는 토론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전문가가 새로운 환경변화에 따라 노동시장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앞으로 연구회는 집중적인 논의와 노·사 의견수렴 등을 통해 최대한 균형 잡힌 대안을 신속하게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연구회는 추후 대안이 구체화하면 노사단체 의견수렴 등을 위해 중앙·지방 권역별 토론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권 교수는 "그간 연구회는 노·사, 전문가 등 최대한 많은 이들로부터 다양한 현장 의견을 들어왔고 노동시장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크게 체감할 수 있었다"며 "우리 연구회는 여타 위원회·연구회와 비교해 볼 때 논의 횟수나 깊이가 상당한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련된 대안이 여러 차원에서 정부에 제안이 되면,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할 쟁점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국회 논의에 앞선 사회적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교환도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