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홍삼 '짠테크'…내 손엔 '벌금 5000만원'

20일 설을 하루 앞두고 홍삼 중고 거래글이 다수 올라온 중고거래 플랫폼 화면.

다가올 설 명절을 맞아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명절 선물 중고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고물가에 명절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면서 명절 선물 중고 거래를 통해 돈을 아끼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명절 단골 선물인 홍삼, 녹즙, 비타민, 유산균 등 건강기능식품을 개인간 중고거래로 파는 건 불법으로 징역 5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어 중고거래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설 선물용 건강기능식품이 다수 올라와 있다. 대부분 시중 가격보다 저렴한 홍삼, 녹즙 등이 판매되고 있다. '설 홍삼'이라는 키워들을 검색창에 입력하자 1주일간 30여개의 판매글(판매 완료 포함)이 노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을 신고한 사람만 가능하다. 이 사실을 모르고 홍삼진액이나 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강기능식품을 중고 거래를 통해 판매했더라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개인 간 건강기능식품 거래를 금지하는 이유는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상품인 만큼 허위, 과대광고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돈을 받지 않고 무료나눔'행위를 하는 것도 '영업 행위'에 해당돼 불법이다.

한국소비자원은 2021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주요 중고 거래 앱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주요 거래불가품목 9종에 대해 총 5434건의 불법 유통 게시글이 확인됐다. 그 중 건강기능식품이 5029건으로 가장 많았고 홍보·판촉용 화장품 관련이 134건, 의약품이 76건이었다.


중고거래 업체들이 모니터링 후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조치를 하고 있으나 거래를 완전히 막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이름에 '홍삼' '유산균' 등이 들어간다고 해서 반드시 건강기능식품은 아니기 때문이다. 홍삼 젤리, 캔디 등 제품 포장에 인증 마크가 없는 일반 식품은 개봉하지 않았을 경우 판매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건강기능식품을 중고거래를 하면 안 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과 일반 제품 구분방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역시 문제다.

직장인 김모씨(33)는 "홍삼같은거는 메신저 선물하기에서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품목이라 중고거래가 불법인지 조차 몰랐다"며 "선물 받아놓고 막상 잘 챙겨 먹지도 않아 중고 거래를 하려했는데 불법이라고 하니 놀랐다"고 말했다.

사회초년생 윤모씨(27)는 회사에서 받은 홍삼 세트를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하려다 건강기능식품 중고 거래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윤 씨는 "회사에서 설 명절 선물로 홍삼 세트를 받았는데 부모님 몸에도 받지 않아 중고거래 사이트에 판매하려고 했다"며 "홍삼이나 비타민 같은 건강기능식품이 중고 거래가 안되는지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설맞이 명절선물전'에서 시민들이 명절선물을 고르고 있다. 2022.12.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