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가뭄·태풍에 얼마나 버틸까…연내 대응능력 평가한다

[화순=뉴시스] 이영주 기자 = 3일 오전 전남 화순군 이서면 동복호 상류 제2취수탑 주변 가장자리가 드러나있다. 광주 시민의 주요 식수원인 동복호를 가두고 있는 동복댐의 저수율은 이날 기준 20.96%를 기록하면서 연일 감소하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동복호는 오는 5월 고갈될 위기다. 2023.03.03.

정부가 가뭄, 태풍, 폭우 등 재난에 대한 산업단지의 대응 능력을 평가한다. 최근 남부지역 가뭄이 이어지면서 여수·광양 산단 등은 공업용수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정부는 산업단지 대응 능력을 선제적으로 평가해 부족한 시설을 보완하고 가뭄, 침수 피해 등을 예방할 계획이다.

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부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자연재난 대응 능력 평가를 연내 시범 운용한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난으로 산업단지가 큰 피해를 겪으면서 정부가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광주 및 전남의 가뭄 일수는 281.3일로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올해도 일 강수량이 0.1mm 미만인 날이 늘어나면서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단과 철강업체들이 모인 광양국가산업단지의 공업용수 공급원인 주암댐의 저수율은 23.7%까지 내려갔다.

산업부, 행안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 및 지자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주 가뭄대책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공장의 정비 일정을 상반기로 앞당겨 공업용수 사용량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섬진강 물을 끌어서 남부 산단의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방안을 준비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정부는 남부지역 산단 가뭄과 관련해서 폐수 재처리 시설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가뭄 이외에 태풍, 폭우 등으로 인한 침수 피해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포항철강산업단지도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단지 내 침수, 시설물 파손 등 피해를 입었다. 포항 등 지난해 침수된 단지는 올해 차수막 설치 작업을 진행한다.

산업단지의 재난대응력 제고를 위해 디지털화를 통한 재난 대응 시스템 구축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산단의 수해·화재 예방 및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광주첨단산단에 디지털 통합관제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2020년 8월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광주첨단산단은 사물인터넷 계측설비 등 수해 예방 시스템과 화재 예방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천·배수구 수위를 측정해 집중호우 발생을 예측하고 열·연기 감지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단지의 재난 대응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들은 보완할 것"이라며 "산업단지 전반으로 재난 대응 시스템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