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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일간 '정치요금' 결정이 남긴 것[우보세]

머니투데이
  • 세종=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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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2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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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보는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인사를 마치고 지나가고 있다. 2023.5.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인사를 마치고 지나가고 있다. 2023.5.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3월31일 이후 45일을 끌어온 2분기 전기요금 조정이 '㎾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으로 마무리됐다. 요금을 올리는 한국전력이나 정부, 지갑이 가벼워질 국민도, 누구하나 납득이 쉽지 않은, 개운치 못한 결론이다. 그나마 한 가지 명확해진 점은 이제 전기요금은 명실상부 '정치요금'이 됐다는 점이다.

통상 1년에 1차례 조정해온 전기요금을 분기별로 정하기로 한 것은 정부의 판단이었다. 지난해 한전에 청진기를 대보니 ㎾h당 51.6원을 올려야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해말 한번에 그만큼 전기요금을 올리면 가계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우선 올해 1분기엔 4분의 1가량만 올리고 나머지 분기에 나눠 부족분을 올리기로 했다. 이같은 정부의 구상은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도 명시돼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기요금 조정의 핸들은 정부에 있었다. 그게 산업통상자원부든 기획재정부든지 말이다.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임박한 올 3월,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부로부터 요금조정 핸들을 가져온다. 정치권이 늘 그렇듯 '요금인상으로 고통받을' 민심을 내세웠다. 산업부나 기재부나 올해 1월 '난방비 폭탄 국면'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터라 당정의 들러리로 한발 물러날 수밖에 없다.

호기롭게 결정권을 가져간 것치곤 45일간의 논의는 옹색하기 그지없다. 한전으로부터 자구책을 요구하고 "그걸로 국민이 납득하겠냐"는 퇴짜가 여러번 반복됐다.

전기요금 결정의 주무부처였던 산업부는 "한전과 여당의 의견 조율 중"이라는 메시지를 제외하면 내놓을 입장이 없다. 한전이 '알아서' 국민이, 사실 여당이 만족할만한 자구책을 내놓으라는 압박만 공공연히 나왔다.

지지부진한 '발단'·'전개'를 거쳐 '위기'와 '절정'에 다다랐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정승일 전 한전 사장의 자진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다. 이를 두고 정부의 한 고위 공무원은 "전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건 잉크가 마르지도 않았는데 정부 기관에서 공기업 사장의 사퇴를 미리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여당이 원했던 한전의 자구책에 '사장 사표'가 빠져있고 말 못하는 산업부를 보다 못한 여당이 나섰다는 풀이다.

한전의 올해 1분기 6조원대 적자 발표와 정승일 전 사장의 사의 끝에 '전기요금=정치요금' 공식을 만들면서 45일간 전기요금 일화가 막을 내렸다. 한전의 44조원대 적자 원인을 전 정권의 '포퓰리즘식 공공요금 결정'과 '한전공대' 탓이라며 날을 세우던 여당도 한전 경영정상화엔 턱없이 부족한 '8원'을 올려주는 데 그쳤다. 임직원 2만3000여명을 이끄는 대형 공기업 사장의 '사푯값'치곤 싸다.

이제 전력업계에선 아무도 올해 3·4분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높다고 보지 않는다. 3분기엔 여름철 냉방비 폭탄이 무서울 테고 4분기엔 내년 4월 치를 차기 총선 준비가 한창일 시기임 생각하면 여당이 전기요금을 올리자고 할 리 없다는 해석이다.

전기요금이 명실상부 정치요금이 됐다는 방증이다. 포퓰리즘 요금에 대한 비판과 임기 내 한전 경영 정상화를 외쳤던 정부의 국정목표는 이렇게 달성 불가능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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