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권 정지' 김재원 "찬반 논란 발언에 징계…윤리위, 정무적 판단"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서 소명을 마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5.08.

설화로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3일 "여러가지 찬반 논란이 있는 문제의 발언에 대한 징계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당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가 자신에게 내린 징계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윤리위는 정무적 판단을 하는 기관이 아니다란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그런 (정무적) 판단을 한 것이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최고위원이 지난 10일 징계를 받은 이후 언론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최고위원은 "범죄에 연루됐다거나 그것을 무마하기 위해 여러가지 행동을 한다든가 그래서 당에 해를 끼쳤다든가 또는 당의 정당한 절차를 두고 소송을 제기해 심각한 피해를 준다든가 이런 상황으로 징계를 한 게 아니다"라며 "그러다 보니 (저의) 징계를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다"라고 했다.

자신의 징계 배경이 된 발언들에 대한 정치적 견해가 갈리는 상황에서 윤리위가 정무적인 접근으로 과한 징계를 내렸단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윤리위가) 그런 결정을 한 데 대해서 제 나름의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그걸 가지고 이의를 제기하거나 재심을 청구하거나 가처분을 하거나 해서 당과 싸우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징계 불복 의사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징계 직전 최고위원에 사퇴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달리 사퇴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저는 최다득표를 한 최고위원이다. 그래서 (제게 투표한) 많은 분들의 의견을 제가 사퇴함으로써 의견을 저버리고 개인적인 어떤 입장만을 내세울 수가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사실 저에게 최다득표로 당선된 최고위원으로서 많은 역할이 있어야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퇴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당원권 정지로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수 없게된 것을 두고는 "무소속 출마 이야기도 현재 (총선이) 1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를 함부로 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며 "저는 우리 당에 들어와 활동한지 20년이 됐고 그 동안 다섯 번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한 적은 없다.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 3월 최고위원 당선 후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발언을 두고 "선거 때 표를 얻으려고 한 것"이라고 한 사랑제일교회 발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는 미국 강연 발언 △"4·3사건 기념일은 격이 낮은 기념일" 발언 등으로 윤리위에 회부돼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으며 총선 공천이 불가능해졌다. 징계 직후 김 최고위원은 소셜미디어에 "송구스러운 마음 뿐"이라고 적은 후 대외활동을 자제해 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은 극우적 성향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공개행사에서 두 번 만나 약간의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이지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거나 연결이 있다거나 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전 목사가 국민의힘에 도움이 되는 존재라고 보느냐'는 질문엔 "이미 다른 당을 만들고 정치활동을 하시는 분"이라며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김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향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은 원포인트 개헌을 촉구하는 것에 대해선 "(제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올리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가 중징계를 당했다"면서 "그러면 우리 당의 의사는 명백히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경우엔 이미 국회 의석 재적 과반수를 점하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제안을 하고 개헌안을 발의하면 지금 우리 당을 쉽게 설득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민주당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