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아빠찬스' 특혜채용 전수조사…與 "수사로 의혹 규명해야"

(과천=뉴스1) 신웅수 기자 = 이만희 의원을 비롯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23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박찬진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북한 해킹 공격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의 보안 점검 컨설팅을 거부한 것과 선관위 고위직 자녀들의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비판했다. 2023.5.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현직 임직원이 이른바 '셀프결재'로 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5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자녀 재직 여부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23일 해당 의혹과 관련해 선관위를 항의방문하면서 선관위 측에서 조사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에 위치한 선관위를 항의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 특별감사위원회 감사범위가 현직 (사무)총장, 차장, 지난번 제주도선관위 상임위원장으로 밝혀진 3명으로 한정돼 있단 얘기를 들었다"라며 "이에 대한 굉장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선관위는 인사과 등을 통해 5급이상 직위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선관위는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의 자녀가 각각 지난해와 2018년 경력직 공무원에 채용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또 지방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김세환 전 사무총장의 자녀도 2020년 선관위에 경력직으로 채용됐다. 이 과정에서 박 사무총장과 김 전 사무총장이 채용승인 최종 결재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이만희 의원을 비롯해 소관 상임위인 행안위 소속 전봉민·정우택·조은희 의원이 관련 의혹을 파악하기 위해 이날 선관위를 항의 방문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측은 이날 자체 감사를 지켜봐 달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셀프결재 논란에 대해선 시·도 선관위가 임용을 결정하는 사안이라 기계적으로 결재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자체 특별감사는 '면피 감사'에 불과하다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만희 의원은 "선관위에선 아직까지 자체감사를 지켜봐 달라는 입장이지만 행안위원들 생각은 아무리 그렇게 하더라도 국민 눈높이의 상식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며 "감사원을 포함해 외부 기관의 감사를 수용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했다. 조은희 의원은 "선관위 특별감사위가 면피 감사위원회에 불과하고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선관위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관위 전현직 사무총장이 경력직 채용과 관련해 셀프 결재가 있었단 사실이 드러났다"며 "공명정대해야 할 선관위에서 자녀의 임용 승인을 아빠들이 직접 결재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어 "헌법기관인지 가족기관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이런데도 아빠찬스가 아니라고 우긴다면 불공정에 화난 청년의 분노지수만 높인다"라며 "선관위가 자체 감사를 통해서 이런 의혹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할 것이 명백한 만큼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감사를 통해 문제를 밝히는 게 바람직하지만 선관위에서 자체 감사에 대한 의지도 없어 보인다"며 감사원이나 다른 제3의 기관에서 감사할 여건이 되면 좋겠는데 그마저도 지금은 마뜩잖아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수사를 통해 문제의 의혹을 규명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선관위는 이날 북한 해킹공격에도 정부 보안점검 권고를 무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가정보원,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합동 점검을 받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이만희 의원은 "여야가 추천하는 전문가들을 참여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진행 중이라고 했다"면서 "북한의 사이버공격 위협을 고려해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3개 기관이 보안 컨설팅을 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