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마저 "이혼도 고려해야"…재결합 부부, 무슨 사연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남편에게 수천만원의 빚을 숨긴 아내와, 그런 아내를 극한으로 몰아세우는 남편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는 결혼 16년차 부부가 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와 만났다.


한 차례 파경을 딛고 재결합했다는 부부는 돈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고 했다. 남편은 아내의 지나친 소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고, 아내는 남편이 주는 생활비가 너무 적다고 토로했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에게 빚 2500만원을 숨긴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형이 '아내가 빚이 있는 것 같으니 물어보라'고 했다. 물어보니까 절대 빚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몇 달 있다가 거실에서 불안하게 서성거리더니 빚 2000만원이 있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하늘이 노래지고 막막했다. 대신 갚아주겠다고 하고 카드 명세서를 받아 항목을 확인했다. 친구와 어디 가서 뭐 먹고, 화장품 사고, 할부로 긁고 그랬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며칠 뒤엔 빚이 2500만원이 됐다. 생활비를 덜 줘 (빚내서) 생활비로 썼다던데 이해가 안 됐다"며 답답해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아내는 "(빚을 진 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말 못 하겠다. 얘기는 해야 하는데, (남편이) '뭐에 쓸 거냐'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물어본다"며 남편의 공격적인 말투에 문제가 있다고 해명했다.

둘은 결국 돈 문제로 한 차례 이혼까지 했다고 한다. 다만 남편은 재혼 이후에도 아내의 씀씀이가 줄지 않았다며 "집도 아내 명의, 가게도, 차도 아내 명의다. 같이 장사를 하는데 돈이 안 된다. 가게를 믿고 맡겼는데 적자가 이어진다. 아내가 수익에 관해 물어보면 모르쇠로 일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아내에게 자신이 살림을 맡겠다며 경제권을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고도 했다.

이에 아내는 "많이 벌리면 기분이 좋으니까 같이 쓰는 거다. 단독으로 나가서 쓰는 건 없다. 똑같이 쓰는데도 저한테 반복적으로 물어본다.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문제를 제기한다"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남편은 지난 3월 교통사고로 지주막하출혈 진단을 받는 등 몸상태가 악화되면서 불면증, 공황장애, 우울증 등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8년 전엔 뇌경색으로 쓰러져서 1년 누워 있던 적도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다며 "그동안 열심히 살았는데 이런 병을 얻어서 힘들었다. 아내도 시간이 지나니까 지치는 것 같았다. '그냥 내가 죽으면 평온해지려나' 싶었다. 한번은 나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하려고 했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무엇이든 공동으로 하라고 권하고 싶다. 책임도 정확히 반반으로 지라는 의미다. 명의도 공동, 빚도 공동으로 하라"며 "아내 분이 식당을 운영하지 않나. 식당과 관련된 결제 카드는 아내 몫이고, 집안살림 결제 카드는 남편 몫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싸운다면 이혼도 고려해야 한다. 이혼을 부추기는 건 아니다. 그러나 부부와 가족의 기능을 상실한 채 서로가 파괴적이라고 느낄 정도의 결혼생활이라면 나와 상대방, 아이들을 위해 신중하게 고려해 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