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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내려야할 때 못내렸다

머니투데이
  • 세종=김훈남 기자
  • 조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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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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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고장난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내려야할 때 못내렸다
유명무실해진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가 오작동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2021년 도입했다. 전기 생산에 쓰이는 연료비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제도 취지와 달리 선거와 여론 등에 떠밀려 제때 국제에너지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한 탓에 정작 연동제에 따른 조정단가를 인하할 조건이 마련됐는데도 오히려 조정단가를 플러스(+)로 유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전력공사는 21일 올해 4분기(10~12월) 적용하는 연료비조정단가를 3분기와 동일하게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는 유연탄과 LNG(액화천연가스), 벙커C유 등 직전 3개월간 무역통계가격 평균을 내고 전기생산에 영향을 주는 환산계수를 곱해 나온 실적연료비에 따라 조정한다.

연동제 설계상 매 분기 최대 ㎾h당 3원까지 조정단가를 인상 혹은 인하할 수 있도록 했고 조정단가의 상·하한선은 플러스마이너스(±) 5원이다.

한전이 매분기 시작 전 필요한 연료비조정단가를 산정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 ㎾h당 3원 범위 안에서 '필요조정단가'를 제출하면 산업부는 기획재정부 등 물가당국과 협의해 조정단가를 최종결정한다. 이때 기재부는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연료비조정단가 조정을 유보할 수 있다.

한전이 계산한 올해 4분기 필요조정단가는 ㎾h당 1.8원 인하였다. 올해 3분기까지 국제에너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 결과 전기생산 비용이 하락한 데 따른 계산값이다. 하지만 이미 200조원을 넘어선 부채와 47조원에 달하는 누적적자 등 한전의 재무상황을 고려해 연료비조정단가를 현행 5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필요조정단가가 마이너스(-)임에도 연료비조정단가를 인하하지 않은 것은 2021년 연료비 연동제 도입 이후 12분기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연료비조정단가 추이를 살펴보면 제도를 도입한 2021년 1분기는 필요조정단가 -10.5원에 따라 ㎾h당 -3원으로 연료비조정단가를 책정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이 장기화에 접어들고 국제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같은해 3분기 필요조정단가가 ㎾h당 +1.7원으로 상승반전했으나 정부는 물가상승과 민생 고통을 고려해야한다며 연료비 조정을 미뤘다. 연료비조정단가는 2021년 4분기 ㎾h당 0원으로 한차례 인상된 뒤 지난해 2분기까지 유지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겨울철 수요 증가 등에 따라 국제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필요조정단가가 39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도 연료비 조정단가는 0원으로 묶였다. 한전과 산업부는 매 분기 조정단가의 최대폭인 3원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으나 번번이 무산됐고 20대 대통령선거를 치른 뒤인 지난해 3분기에야 ㎾h당 5원으로 올랐다.

연동제 구조상 3원이 분기당 최대 인상폭이지만 한전의 재무상태가 벼랑끝에 몰린 탓에 최대값인 5원으로 한번에 뛰어올랐다. 이에 대해 전력업계에선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조정단가를 반영해야하는데 요금 조정을 미룬 탓"이라며 "앞으로 국제에너지 가격이 내려도 연료비 조정단가를 인하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올해 4분기 조정단가를 내리지 못한 것도 이미 예견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전 측은 이날 연료비조정단가 유지에 대해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한전의 재무상황과 연료비 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을 고려해 3분기와 동일하게 5원을 적용하는 것을 통보받았다"며 "정부는 다각적인 고강도 자구노력 이행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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