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연합 "재생E, 원전 모두 활용해야 탄소중립 달성 가능"

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F연합 창립총회 기념촬영/사진=최민경 기자

"UN(국제연합) 기후변화협정과 파리협정은 기술 중립적이며 각국의 다양성을 존중합니다. 그러나 일부 해외 민간센터가 각 나라의 다양성을 무시하면서 특정 기술의 채택을 강요하고 있고 이에 따른 경쟁력 훼손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처럼 에너지원의 선택 폭이 좁고 반도체·중화학 산업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의 역할이 막중한 국가일수록 그 피해는 큽니다. 기술 중립적 온난화 대책을 글로벌 표준으로 수립해야 하며 이것이 CF 연합의 비전입니다."(이회성 CF연합 회장)

12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에서 열린 CF연합(Carbon Free Alliance) 창립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이회성 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의장은 CF연합의 목표로 '기술 중립적 온난화 대책의 국제 표준화'를 꼽았다.


IPCC는 기후변화 위험을 평가하고 대책을 제시하기 위해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가 설립한 협의체로 IPCC 평가보고서는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토대가 된다. 이 회장은 IPCC에서 부의장 7년, 의장 8년 등을 지낸 뒤 올해 7월 말 임기를 마친 기후변화 분야 최고의 전문가이자 국제적 인지도를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IPCC는 온난화 방지에 기여하는 모든 기술, 예컨대 재생에너지, 원전, 수소, CCUS(탄소포집·저장·활용) 등을 모두 활용해야 최소 비용으로 온난화를 처리할 수 있다고 판정했다"며 "기술 특정화에 따른 불공정 경쟁 요소를 제거하고 무탄소 기여도에 부합하는 경쟁력 차등화를 촉진함으로써 최소 비용으로 기후협정 목표가 달성되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CF연합은 무탄소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스마트한 국가 정책이 펼쳐질 수 있도록 산업계의 중지를 모아 정부를 지원할 것"이라며 "정부도 선도적으로 제도 개선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보조와 투자 촉진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며 "국가 경쟁력이 바로 여기서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도 "한국, 미국, 일본과 같은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재생에너지만 고집한다면 산업의 경쟁력을 도외시하게 된다"며 "정부도 새 정부의 기후정책, 산업정책 과정에서 CFE(무탄소에너지) 확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다가올 각종 국제행사에서 지속적으로 이 부분을 이니셔티브화하고 제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CF연합 창립총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UN총회 기조연설에서 CF연합 결성을 제안한 데 따른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CF연합은 민관이 CFE의 국제 확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지난 5월 출범한 CFE 포럼을 사단법인화한 조직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LG화학, 한화솔루션,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 등 14개 기업·기관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CF 연합은 10월 말까지 법인 설립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출범식을 개최한 후 △국내외 기업 및 국제기구와 협력체계 구축 △제도 개선과제 발굴 및 표준화 △국가 간 기후 격차 해소 등 본격 활동에 나선다. 오는 11월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CFE를 의제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계는 무탄소에너지 확산이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CF연합과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