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캐피탈, 연체율 11%에도…러시앤캐시 자금 수혈에 '든든'

/사진=조수아 디자인기자

OK캐피탈의 연체율이 11%대로 치솟았지만 OK금융그룹은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대부업에서 철수한 러시앤캐시(구 아프로파이낸셜대부)로부터 자금 수혈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러시앤캐시가 가진 현금은 2조~3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OK캐피탈의 지난 9월말 연체율은 11.54%로 집계됐다. 6월말 연체율(10.61%)보다 0.93%포인트(p) 높아졌다.


업계 18위인 OK캐피탈의 연체율은 상위 캐피탈사는 물론 전 캐피탈사와 비교했을 때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전 캐피탈사의 9월말 연체율은 1.81%로 OK캐피탈의 연체율과 9.73%p 차이 난다. 자산 기준 상위 5개 캐피탈사(현대·하나·KB·신한·우리금융)의 9월말 연체율은 1.45%로 나타났다.

OK캐피탈의 연체율이 11%대로 치솟은 이유는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며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의 회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OK캐피탈은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로 영위하는 상위 캐피탈사와 달리 기업대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OK캐피탈의 9월말 기업대출 잔액은 2조1628억원으로 전체 대출채권 잔액의 83%를 차지한다. 기업대출 중 상당수는 위험성이 큰 부동산PF와 브릿지론으로 추정된다. 부동산PF는 부동산 개발 사업의 사업성을 보고 내주는 대출, 브릿지론은 부동산PF를 받기 바로 전에 받는 대출이다.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계열사인 러시앤캐시의 자금 수혈로 당장 급한 불은 끄는 모습이다. OK캐피탈은 올해 하반기 들어 총 3차례에 걸쳐 OK홀딩스대부로부터 4000억원의 자금을 차입했다. OK홀딩스는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의 지분을 각각 98%, 90% 보유한 모기업이다. OK캐피탈이 차입 계약을 맺은 회사는 OK홀딩스이지만 자금 흐름을 따라가면 사실상 러시앤캐시가 현금을 대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OK홀딩스는 올해 하반기 동안 러시앤캐시로부터 5950억원의 자금을 장·단기로 차입했다. 반면 러시앤캐시는 이 기간 다른 계열사에서 자금을 차입한 내역이 없다.


러시앤캐시가 자금 공급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유는 보유한 현금성자산의 규모가 조 단위 수준으로 크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말 기준 러시앤캐시의 현금 및 예치금은 1811억원에 불과하지만 대출채권 잔액은 2조8969억원에 이른다. 러시앤캐시는 올해 대부업을 청산하며 남은 대출채권을 OK저축은행과 OK에프앤아이(F&I)에 넘겼다. 대출채권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현재 현금성자산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K홀딩스 관계자는 "모기업의 충분한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OK캐피탈에 전사적인 지원을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다"며 "예스자산대부 합병, 계열사 간 자금 차입·대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