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목 졸라 살해한 뒤 옹벽 '쾅'…교통사고 위장한 군인의 최후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지난 3월 8일 새벽 4시52분쯤 강원 동해시 한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사진=뉴스1(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아내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숨진 것처럼 위장한 혐의를 받는 육군 부사관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5일 뉴스1에 따르면 강원 춘천 제3지역 군사법원은 이날 살인,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육군 부사관 A씨(47)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아내 B씨의 목을 조르고, 승용차에 태운 뒤 옹벽을 충돌해 위장 사고를 냈다"며 "그런데도 A씨는 B씨가 극단적 선택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참회와 반성이 어려워 보이는 점과 범행의 중대성 등을 고려하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 3월 8일 오전 4시52분쯤 강원 동해시 북평동 한 도로에서 아내 B씨(41)를 SUV 조수석에 태우고 가다가 옹벽을 들이받는 등 위장 교통 사망 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 시신에서는 골절상이 확인됐지만, 소량의 혈흔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은 사고 전 A씨의 행적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 A씨가 B씨를 이불로 감싸 조수석에 태운 뒤 사고 장소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경부 압박'과 '다발성 손상'을 사망원인으로 지목했다. B씨 시신에서는 목이 눌린 흔적이 발견됐다.

A씨는 범행 당시 금융기관과 카드사 등으로부터 총 2억9000만원에 이르는 채무를 지고 있었다. 하지만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지난해 12월까지 누적된 지연 이자만 997만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알지 못했던 B씨는 사고 전날 '자녀 학원비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면서 은행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밤 B씨는 계좌 잔액이 없는 사실을 알고 다음 날 새벽 A씨와 말다툼을 벌였다.

A씨는 B씨의 사망보험금 명목으로 4억7000여만원을 타내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군검찰은 지난달 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