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병원 내국인 진료제한 정당"…역전승 이끈 광장의 논리

머니투데이와 대한변호사협회, 한국사내변호사회가 1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공동개최한 '제6회 대한민국 법무대상'에서 송무대상을 수상한 김진영(맨왼쪽) 김선태(왼쪽에서 세번째) 윤종한(맨오른쪽) 변호사가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대법원이 올해 6월 국내 첫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의 내국인 진료를 제한한 제주도의 조건부 개설허가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영리병원의 개설허가에서 허가권자의 재량권 범위를 다룬 최초 사건으로 법조계는 이 판례가 향후 의료허가 행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이 판례는 또 공익적인 측면에서도 국민의료비 부담 증가와 의료 공공성 훼손 등 영리병원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사안으로 평가받는다.


법무법인 광장의 김선태·양진욱·김진영·윤종한 변호사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제6회 대한민국 법무대상' 송무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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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녹지그룹이 제주도에 설치한 국내 최초의 영리병원이다. 제주도지사가 2018년 12월 병원개설을 허가하면서 '내국인 진료 제한'을 조건으로 걸자 녹지그룹의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이 조건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의 쟁점은 제주특별법상의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가 일반 의료법상의 병원 개설허가와 같이 '허가'에 해당하는지, '특허'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허가에 해당한다면 '기속재량행위'가 돼 개설허가에 조건을 붙일 수 없지만 특허라면 '자유재량행위'가 돼 조건을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1심 재판부는 제주특별법상 개설허가가 기속재량행위이므로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은 위법하다고 판단하며 녹지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광장은 항소심에서 △의료보험체계 아래에서 운영되는 국내 비영리병원과 이런 체계에 대한 특례로서 제주특별법상 허용되는 외국인의 영리병원을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점 △제주특별법은 개설허가시 인허가권자로 하여금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개설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제주특별법상 개설허가가 자유재량행위라고 주장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광장의 논리를 받아들여 영리병원 도입에 따른 파급효과, 의료보험 체계 등을 감안할 때 허가권자에게 폭넓은 재량이 있고 허가조건을 부가한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봐 원심판결을 취소했다. 대법원도 지난 6월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김선태 광장 변호사는 "이 판례는 향후 경제자유구역법, 제주특별법에 따른 영리병원 개설허가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무대상 수상자 (왼쪽부터) 법무법인 광장 김선태, 김진영, 양진욱, 윤종한 변호사. /사진제공=법무법인 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