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주범 '암모니아' 80%가 농업에서 발생

농경지 암모니아 줄이는 '깊이 거름주기' 개념도

초미세먼지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암모니아의 전체 80%는 농업분야에서 발생한다. 대부분 가축분뇨와 농지에 살포된 질소비료에서 기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29만7167톤의 암모니아가 발생하는 데 그중 농업분야는 23만1263톤으로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충남과 경기가 제일 많다.

미세먼지에 있어 암모니아가 문제가 되는 건 다른 미세먼지 원인물질과 결합해 미세먼지 영향을 가중시킨 다는 데 있다. 암모니아는 그 자체로는 공기중에 수 시간 동안만 잔류하지만 다른 원인물질과 결합해 암모늄염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대기중 잔류시간도 수일 동안으로 늘어나고 미세먼지 피해는 더 커진다.


농촌진흥청이 농경지 미세먼지 배출량 감소를 위해 '깊이 거름주기(심층시비) 기술'을 개발해 올해 시범 보급에 나선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농진청은 올해 신기술 시범사업으로 '깊이거름주기 기술'을 중심으로 한 '밭작물 유해물질 발생 저감 실천 시범단지'를 전국 9개소에 조성해 연간 1만8799톤의 농경지 암모니아 발생을 감소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새로 시범단지가 조성되는 곳은 △경기 △강원(2개) △충북 △충남 △전북 △전남(2개) △대구 등 모두 9개소다.


농진청에서 개발한 '깊이 거름주기 장치(심층시비기)'는 토양 25~30cm 깊이에 표준량의 비료를 투입해 암모니아 기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농업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농업용 트랙터에 붙여 사용할 수 있고, 쟁기 작업과 동시에 비료를 토양속에 투입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기존 방식(비료 뿌리기→흙갈이→토양 섞기)으로 비료를 줄 때 보다 시간과 노력을 훨씬 줄일 수 있다.

깊이 거름주기(심층시비)는 논 10cm, 밭 15cm 이하 깊이에서 공기를 차단해 비료 성분이 기체로 변해 흩어지는 것을 방지해 미세먼지 저감에 매우 효과적이다. 농진청 관계자가 현장에서 트랙터를 이용해 깊이 거름주기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농촌진흥청

농진청은 이를 위해 '깊이 거름주기 장치'의 비료 투입량을 10아르(a)당 20~100kg까지 5단계로 개선하는 한편 작업속도를 높여 50마력의 중형 트랙터로도 시간당 20아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벼와 마늘 재배지를 대상으로 한 실증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ha당 12.4kg의 암모니아가 발생했던 벼 재배지에서는 암모니아가 발생하지 않았고, ha당 17.2kg이 발생했던 마늘 재배지에서는 암모니아 발생량이 4.5kg으로 크게 줄었다.

또 깊이거름주기를 적용했을 때 비료의 질소 성분이 암모니아로 배출되지 않고 작물로 흡수돼 마늘은 57%, 벼는 9% 생산량이 늘었다.

정구복 농진청 기후변화평가과장은 "깊이 거름주기는 농경지 암모니아 배출을 억제해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비료 살포과정도 단순할 뿐만아니라 농작물 생산량도 증가해 농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