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선거개입 논란에 "보름달 둥근 게 손가락 탓이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민생침해 금융범죄 대응·협력 강화를 위한 통신·금융부문 간 업무협약'을 마친 뒤 새마을금고 편법 대출 의혹 사태와 관련한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의 '편법대출' 의혹 검사가 선거 개입이라는 지적에 "보름달이 둥근 게 가리키는 손가락 탓이냐"며 반발했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존하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적발해 문제를 제기한 것만으로도 비난받는 것은 기관장으로선 다소 수긍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은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함께 지난 3일부터 양 후보의 11억원 편법대출 의혹을 검사 중이다. 검사 이틀 만인 전날, 양 기관은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유용과 허위 증빙 등이 적발됐다는 내용의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금감원을 겨냥해 "노골적인 관권 선거"라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불법 부동산 투기의 상태와 투기가 아닌 상태가 공존하는데 관찰자인 금감원이 관찰해서 불법 투기가 문제됐다는 식으로 관찰자를 비난하는 건 묵묵하게 일한 감독원으로선 생경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양 후보 자녀가 제출한 사업자 증빙 자료에는 "2020년 12월부터 사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는데 거꾸로 소명한다고 낸 게 2019년도 자료"라며 "사업하기 이전의 차용 자료 등을 제출하는 등 증빙 자료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게 뻔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논란이 된 대구 수성구 새마을금고 관련해 "여신 규모가 700억~800억원이고 여기서 200억원 넘는 사업자대출을 다 봤다"며 "절반이 훨씬 넘는 여신이 작업 대출 내지는 불법 투기용 대출로 판단된다. 어제 발표한 내용 이상으로 불법성이 많았다"고 말했다.

검사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에 이 원장은 "2022년 취임 이후 금감원이 단 한 번이라도 시간을 지체하거나 검사를 안 나간 적이 있느냐"며 "제 마음대로 했으면 오히려 지난주에 검사를 나갔다. (중앙회와) 조율하느라 오히려 늦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솔직히 최대한 선거 전에 정리하는 게 맞다"며 "200억원 사업자대출의 절반이 불법 투기성이라고 결론을 냈는데 여기서 어떻게 더 기다리냐"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검사의 최종 결과는 금방 나오진 않을 전망이다. 이 원장은 "최종 결과는 중앙회와 협의해야 하고 수사기관과도 조율해야 하기에 열흘 후인지, 일주일 이후인지 정확히 언제라고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