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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야기]돈 벼락 맞은 공직자들

부동산이야기 머니투데이 방형국 부장 |입력 : 2006.10.23 07:56|조회 : 1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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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재산공개는 국민들에게 '부동산 불패신화' 인식을 강하게 각인시켰다. 국회의원은 물론 고위 공직자 대부분의 재산증식 수단이 부동산 투자인 까닭이었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쥔 것으로 드러나 한때나마 사법고시를 꿈꾸지 않은 젊은이들이 없을 정도였다.

부인들이 부동산 투자(?)에 탁월한 솜씨를 보여 "마누라 말 잘 들으면 굶지는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하기도 했다.

재산공개 과정에서 옥석이 잘 구분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애꿎게 명예가 훼손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땅을 갖고 있고, 매입시점에 비해 땅값이 크게 올랐으면 무조건 부동산 투기꾼으로 몰아갔기 때문이다. 마녀사냥식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정치인 P씨의 사례다. P씨는 부천에 임대주택 36가구와 부속 토지를 아들 명의로 갖고 있었다. 재산공개 시점에서 볼 때 무려 25년 전에 지은 임대주택과 부속토지였다.

원래 부유했던 P씨의 재산을 들여다본 당시 언론은 P씨가 (임대주택으로) 무주택 서민을 상대로 부동산 투기를 했으며, 매입시점에 비해 수백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앞다퉈 두들겼다.

P씨는 투기꾼이었을까. P씨에게는 남모를 깊은 고민이 있었다. 장애아들 때문이었다. 권력의 정점에 있어 무엇 하나 부러울 게 없던 P씨였지만 아들만 생각하면 저 몸으로 이 풍진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할 따름이었다.

P씨는 이같은 사실을 가슴에 묻은 채 부천에 임대주택을 지었다. 몸이 불편한 아들이 임대수입으로 먹고 살도록 마련해준 것이다. 특히 임대주택을 지은 1967∼68년에는 전국적으로 주택난이 심각해서 정부가 인센티브를 줘가며 임대사업을 장려하던 때였다.

재산공개 시기가 1993년이었으니 P씨는 25년 동안 용도 변경 없이 임대주택사업을 하다 억울하게 부동산 투기꾼으로 전락했다.

여의도와 강남을 개발하던 시절 일이다. 개발주체인 서울시는 여의도와 강남의 땅을 개발, 정리해서 내놓아도 분양이 되지 않자 직원들에게 땅을 강제 할당했다. 수개월에 걸쳐 나눠서 땅값을 빼고 월급을 주는 식이었다.

억지로 받은 땅문서를 직장 동료들과 고스톱치다 날린 이도 있고, 술값으로 대신 낸 이도 있다고 하니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일이다.

지금은 은퇴한 L시장도 하급시절 방배동에 있는 200여평 크기의 땅을 떠밀려 샀다가 (본인의 말로는 파는 재주도 없어서) 그 땅을 그대로 보유하는 바람에 재산증식에는 큰 보탬이 됐지만 억울하게 투기꾼으로 낙인찍혀야 했다.

한국토지공사 직원들이 여러 택지에 있는 땅을 사들여 10배의 평가이익을 냈다고 한다. 알고보면 이 땅도 대부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당시 대거 미분양됐던 것을 공사가 직원들에게 억지로 떠넘긴 것들이다.

땅문서를 중간에 처분하지 않고 끝까지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 복이 터진 것이다.
350년 묵은 간장 1ℓ가 50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팔리듯 부동산 투자에서는 진득함이 발빠름에 못잖은 지혜이기도 하다.

억울하게 언론의 도마에 오르는 설화(舌禍)를 입기는 했지만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진득하게 기다린 것이 복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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