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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전문 솔루션기업을 키우자

CEO 칼럼 김병국 티맥스소프트 대표 |입력 : 2007.04.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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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전문 솔루션기업을 키우자
지난 10년간 한국 경제를 IT산업이 이끌며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인도를 비롯한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데다 선진국들의 기술 장벽은 여전히 두터워 한국이 '샌드위치'가 되고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각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지속적인 원천기술의 확보와 보다 고부가가치화하는 노력이 절실한데, 그 열쇠가 바로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자동차, 통신단말기, 가전 등 중요한 생산품의 원가에서 소프트웨어는 30~40%의 비중을 차지한다. 소프트웨어산업 자체의 부가가치도 제조업의 2.2배, 서비스업의 1.2배나 높다.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은 제조, 통신, 금융, 교육, 문화 등 다른 산업들과 컨버전스를 이루는 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필연적인 과제인 셈이다.

그간 정부가 반도체, LCD, 통신단말기 등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IT839' 정책 등을 통해 2~3년 전부터 임베디드SW, 패키지SW, 디지털콘텐츠, 공개SW 등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전략을 제시하고 공공 분야의 발주관리 제도를 손질하는 등 정책적으로 육성 의지를 보이는 것은 뒤늦게나마 반가운 일이다.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전문화된 솔루션 기업의 탄생이 시급하다. IT서비스 기업들의 경우 국내 지배구조의 특수성에 영향을 받아 각 그룹별 계열사로 존재함에 따라 공공 및 일부 금융시장 등을 제외하고는 경쟁시장이 적다. 당연히 성장 속도나 해외 진출에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공개 소프트웨어 역시 운영체계(O/S) 등 외산 제품이 독점하던 분야에 국산 소프트웨어가 경쟁 제품으로 자리잡으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원천 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 해외시장에서 종국에는 자본력, 브랜드 인지도 등 기업의 덩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세계 소프트웨어 1위 국가인 미국의 사례처럼 전문 솔루션 기업들이 자국 시장에서 기반을 갖춰 해외로 진출하도록 하는 것이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위한 정석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국내 솔루션 개발업체들은 경쟁력의 원천을 오로지 기술에 두고 있는 영세한 수준에 있다. 중견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될 만큼 어렵다.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제품들과 경쟁해 수입대체를 이뤄야 하는데 출시 초기부터 이들을 압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은 몇몇 분야에서 국산 제품이 내수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산 SW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오랜 노력과 투자로 개발한 제품이 검증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묻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솔루션 기업들의 입장은 다르다. 고객사인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해당 업종의 선두를 달리고 있어 준거 사례로도 의미가 클 뿐 더러 한국의 IT인프라가 발달돼 한국이 기술력을 검증하는 테스트 베드가 된다는 것이다. 몇년전 SAP는 삼성에 ERP솔루션을 공급한 후 세계 4위 소프트웨어기업으로 성장했다. 오라클의 포스코 ERP시스템 구축은 오라클의 세계 최대 수주 사례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KT NeOSS 사업 역시 세계적인 닷넷 플랫폼 사례가 됐다.

이렇게 보면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1~2%에 불과한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이 국산 솔루션업체들에게 얼마나 큰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한국 경제가 국민소득 2만달러, 3만달러를 넘기 위한 중요한 핵심산업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인도, 중국 같은 개도국들이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지금이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세계 IT기술의 흐름을 통찰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제품 개발에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 수요자인 기업들과 공공기관들 역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소프트웨어 제품과 유지보수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해 제값을 지불해야 한다. 소비자들 역시 정품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풍토를 조속히 확신시켜야 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업 혼자 모든 리스크를 감당하며 고군분투한다해도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생태계가 제대로 형성지지 않으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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