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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정말 죄송한 얘기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3.10.21 06:00|조회 : 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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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의 핵심 이슈인 ‘동양그룹 사태’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문제의 본질은 산업자본에 의한 금융의 사금고화이며, 이로 인해 선량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은행 뿐 아니라 증권 보험 신용카드 캐피탈 등 2금융권에 대해서도 이른바 ‘금산분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런가. 동양사태의 본질은 무엇이고,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가. 논란의 출발점이기도 한 ‘불완전판매’ 문제부터 따져보자.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및 기업어음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위험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판매됐다는 불완전판매 문제와 관련,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동양증권 즉 동양그룹인가, 금융당국인가, 아니면 개별 투자자들인가.

불완전판매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9년 외환위기 당시 이미 대우채 판매 및 투자를 놓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최근 들어서도 저축은행 후순위채 투자로 2만여 명이 피해를 입었고, LIG건설 기업어음 투자와 관련해서도 불완전판매 논란과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의 사례에서 드러난 사실은 투자자들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투자설명서에 고위험성에 대한 안내가 있고, 투자자들이 서명까지 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에 대한 입증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당연히 투자자들이 패소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에 동양계열사 회사채 및 기업어음 투자로 피해를 입은 개인은 총 4만1000여 명이고 이들이 투자한 금액은 1조6000억원 정도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동양 계열사 기업어음이나 회사채에 두 번 이상 투자한 경우가 60%에 육박하고 있다. 10명중 6명은 동양계열사 채권에 투자해 7~8%의 고수익을 얻은 뒤 다시 투자했다는 뜻이다.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이들이 불완전판매를 주장할 경우 과연 법원이 받아들여줄까.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나 최수현 금감원장도 인정했지만 분명 억울한 사례들은 있고, 또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수는 고수익만을 노리고 위험을 무시한 채 투자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도 여야 의원들은 왜 이렇게 한목소리로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는가. 숫자의 논리다. 4만 명이 넘는 피해자들을 의식한 포퓰리즘적 대응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억울하게 사기를 당하듯이 피해를 입은 투자가들에게는 정말 죄송한 얘기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회사채나 기업어음 후순위채 등에 대한 투자손실을 사회공동체가 책임져야 하는가. ‘고수익은 곧 고위험’이며, ‘투자는 본인책임’이라는 것을 귀가 따갑도록 얘기하면서도 사고만 터지면 왜 늘 불완전판매만 얘기하고 금융회사와 금융당국에 모든 책임을 돌리려 하는가. 우리는 아직도 금융후진국임에 틀림없다.

동양사태의 핵심이 불완전판매라 하더라도 이를 2금융권에 대한 금산분리로 연결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불완전판매는 금산분리가 잘 돼 있는 은행에서도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더욱이 불완전판매에 대한 주장이 설득력이 약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이번 사태를 2금융권 금산분리로 풀어보겠다는 것은 대단한 비약이고, 위험한 발상이다.

2금융권에 대한 금산분리 문제는 여러 주장과 의견이 있을 수 있고 논쟁이 필요하지만 한마디만 말한다면, 증권 보험 카드사까지 주인 없는 회사로 만들어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더 떨어뜨리겠다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아니면 정치권력이 은행으로는 모자라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자산운용사들까지 자신들의 입맛대로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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