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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 '금융의 삼성전자'는 없다

박종면칼럼 더벨 박종면 대표 |입력 : 2013.12.16 06:17|조회 : 5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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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마다 매출액이 아닌 영업이익으로 10조원 이상을 거두는 삼성전자가 버티고 있는 삼성그룹에도 고민은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금융부문이다. 소니에 이어 애플까지 꺾은 삼성전자와 달리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글로벌 1등은커녕 국내에서조차 1등을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삼성카드가 대표적이다.

전자그룹과 함께 삼성의 양대 축인 금융부문의 부진은 이건희 회장에게도 고민이다. 이 회장은 사장단 회의 등을 통해 기회 있을 때마다 “금융에는 왜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1등 기업이 나오지 않느냐”고 독려한다.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이 내린 특명 중 하나도 금융 등 비전자 계열사의 글로벌화였다. 삼성은 오래전부터 ‘금융일류화추진팀’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삼성의 금융부문에 대한 고민은 매년 12월 단행되는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올해도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 사장들이 줄줄이 바뀌었다.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금융계열사에 전파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금융부문을 글로벌 일류로 키우기 위한 몸부림이 아닌가 싶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금융의 삼성전자’를 만들겠다며 ‘금융비전’을 발표했다. 현재 6% 수준에 머물고 있는 금융업의 부가가치 비중을 앞으로 10년간 10%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금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5년, 10년 뒤에는 ‘금융의 삼성전자’ 등 새로운 역사를 써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건희 회장과 삼성의 고민도, 신제윤 위원장과 금융위의 고민도 모두 ‘금융의 삼성전자’다. ‘금융의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금융사들에 전파하고, 5년 10년을 내다보고 준비하면 과연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금융의 삼성전자’는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금융의 삼성전자’는 없다는 것이다.

금융은 규제산업이고 슬로(Slow) 비즈니스다. 금융은 또 네트워크 비즈니스다. 게다가 원화는 달러처럼 기축통화도 아니다. 언어 문제도 생각보다는 간단치 않다. 한국 금융사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삼성전자 같은 세계 일류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없다.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 아니면 신한은행이나 국민은행이 삼성전자의 핸드폰이나 텔레비전처럼 세계 일류 금융상품을 만든다고 해서 세계시장을 제패할 수는 없다. 바로 그 이유, 금융이 규제산업이고 네트워크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이나 유럽계 투자은행들이 주무르는 그들만의 리그다. 여기에 국내 금융사들이 파고들어갈 여지는 없다.

글로벌 1등 금융사를 만들어 보겠다며 제일 먼저 나선 곳은 리먼을 인수한 노무라증권 등 일본계 금융사들이다. 중국 금융사들도 거대한 자금력을 배경으로 글로벌화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본이나 중국 금융사들 중 삼성전자 같은 세계 1등 기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은 글로벌 일류 금융사를 추진하기 전에 전자의 권오현 윤부근 신종균 같은 금융의 대표선수부터 키워야 한다. 삼성 금융계열사에는 현대카드캐피탈의 정태영이나 한국투자증권의 유상호 같은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는 간판 경영자가 없다. 삼성전자의 1등 DNA를 금융계열사들에 전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조업 DNA와 금융 DNA가 다른 점도 인정해야 한다.

일류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깃발을 내걸고 도전했던 삼성증권 홍콩현지법인의 실패는 제조분야와 달리 금융의 글로벌화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과제인지를 말해주지 않던가. ‘금융의 삼성전자’는 없다. 삼성은 불편하겠지만 이 냉엄한 명제부터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또 5년, 10년이 아니라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전문가를 키우고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는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1등 기업이 된 것보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글로벌 1등 기업이 되는 게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이다. 금융이 원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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