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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금지는 왜곡을 낳는다

[박재범의 브리핑룸]누구를 위한 낙하산 금지인가?

박재범의 브리핑룸 머니투데이 세종=박재범 기자 |입력 : 2014.05.08 06:39|조회 : 6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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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적은 정해졌다. 사고 전후로 아무 것도 못 했으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무원이 자신들의 역할을 못한 거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유착이었다. 지난해 원전비리, 숭례문 복원 때 비리 사슬 구조는 전조에 불과했다. 해운업계도 여객선 안전 관리와 선박관리를 담당하는 해운조합 한국선급 등 유관 기관에 감독기관 출신의 퇴직공직자들이 주요 자리를 차지하면서 한묶음이 됐다.

나라를 망쳤고, 지금 망쳐가고 있는 주범은 관피아로 정리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단단히 화가 났다. "이번만큼은 소위 '관피아'나 공직 '철밥통'이라는 부끄러운 용어를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추방하겠다는 심정으로 관료사회의 적폐를 국민 납득할 수 있는 수준까지 확실히 드러내고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관료는 암덩어리의 생산자를 넘어 적폐의 주체가 됐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관피아 척결을 외친다. 거기엔 과거 관피아였던 이들도 있고 관피아와 나랏일을 도모했던 이들도 적잖다. 어찌됐건 시대의 화두는 ‘관피아 척결’이다.

관피아란 용어만큼 척결의 해법도 무섭다. 낙하산 금지, 재취업 금지가 기본이다. 유착 고리를 끊으려면 관계를 아예 맺지 않으면 된다는 논리다. 실제 문제가 생길 때 ‘금지’만큼 쉬운 것도 없다. 하지만 쉬운 해법은 부작용을 잉태하기 마련이다.

우선 공무원 정년 보장의 문제다. 낙하산, 재취업은 공직의 인사 시스템과 맞물린다. 1급이 옷을 벗어야 밑에서 승진을 한다. 직급별 정원(TO)이 있어 그 자리를 누군가 지키고 있으면 승진을 시킬 수 없다. 용퇴는 그래서 요구된다. 50대 초중반쯤이다. 남은 정년을 보장해주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게 산하기관 낙하산이다. 결국 낙하산과 정년 보장은 패키지다. 그렇다고 민간 기업과 형평성을 따져볼 때 마냥 정년 보장을 외칠 처지는 아니다. 포기할 것은 포기할 수 있고, 포기해야 한다.

그래도 금지는 논리의 상충을 담고 있다. 통상 퇴직 전 일정기간 몸담은 업무와 연관된 곳에 취업하는 것을 퇴직 후 2년간 제한하는 규정이 있다. ‘전문가’면 취업이 제한되는 조항이다. 이는 정치인 낙하산 금지를 위해 만든 자격 요건과 배치된다. 문제가 생기면 해법을 찾기보다 금지라는 방편으로 대응해 온 결과다. 한 관료는 “금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왜곡을 만든다”고 했다.

무작정 감싸는 게 아니다. 좀 더 창의적, 생산적 방안을 찾아보자는 거다. 인사의 핵심은 적재적소다. 가장 적합한 인물을 보내는 게 국민과 국가를 위해 최선이다. 이를 위해 공모를 진행하지만 ‘무늬만 공모’인 경우가 많았다. 하는 이도, 보는 이도 믿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해도, 결국은 낙하산이다.

마지막 보루는 국회다. 국회가 후보를 추려 청문회를 한 뒤 적임자를 뽑는 거다. 혹여 싸우더라도 관피아를 없애고 최적의 사람을 뽑기 위한 고통으로 치고 감내할 수 있다. 관료가, 청와대가 못하는 상황에서 국회마저 물러선다면 방도는 없다. 정치적이기에 정치적 외압에서 자유로울 수도 있다.

대신 후보의 문호는 모두에게 열어두자. 장·차관을 지냈건, 로펌 변호사를 했건, 대기업 CEO를 했건, 정치인 출신이건 모두 후보가 될 수 있다. 낙하산 금지는, 재취업 금지는 절대 목표가 아니다. 관피아를 막기 위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지만 금지보다 오히려 역발상이 유착을 막을 수 있는 생산적 방법이다. 누구를 위한 낙하산 금지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박재범
박재범 swallow@mt.co.kr

정치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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