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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행운에 속지 말고 불운에 감사하라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66>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머니투데이 박정태 경제칼럼니스트 |입력 : 2014.10.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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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행운에 속지 말고 불운에 감사하라
로또 복권에 당첨됐다가 오히려 인생을 망친 사연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그럴 때마다 한편으론 어쩌다 그 지경까지 이르게 됐을까 하는 동정심도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분에 넘치는 재물은 화(禍)가 될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은 그저 대박을 터뜨리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유행어로 그걸로 '끝'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로또 판매점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설 것이고 경마장 관람석에는 버려진 마권들이 수북이 쌓여갈 것이며 카지노가 들어선 옛 탄광촌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자동차 행렬이 꼬리를 물 것이다.

행운의 여신은 눈이 멀었다고 한다. 가는 곳이 어딘지 모르고 무작정 아무 사람에게나 달려든다는 말이다. 그걸 모르는 우리는 그 사람 참 엄청나게 재수 좋은 사람이라며 부러워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행운의 여신은 대박을 가져다 줄 뿐 끝까지 책임져주지는 않는다. 거액의 잭팟을 터뜨렸다가 결국 불행에 빠져드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도 하지만 행운의 여신이 불쑥 끼어드는 바람에 인생이 파탄 나버린 경우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19세기 중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농업으로 부를 일궜던 아우구스트 수터를 보자. 그는 서른한 살 나이에 신대륙으로 건너와 14년간 모진 고생 끝에 대농장을 건설했는데, 1848년 새 제재소를 짓던 곳에서 사금(砂金)이 발견됐다. 역사적인 골드러시는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정작 금덩어리가 발견된 땅의 주인은 어떻게 됐을까?

수터의 농장에서 일하던 일꾼들은 너나할것없이 하던 일을 때려치우고 강가로 달려가 모래에서 금 조각을 가려냈다. 미국 전역은 물론 유럽에서까지 몰려온 사람들이 그의 농장에 터를 잡았다. 그는 하는 수없이 그곳을 떠나 세 아들과 함께 다시 농사를 지었다. 그리고 돈을 벌어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의 농장에 들어와 무단으로 거주하고 있는 1만7221가구를 상대로 한 것이었다. 4년에 걸친 소송 끝에 그가 이겼다. 그는 이제 세계 최대의 금 생산지 주인이 됐을까?

재판에서 진 주민들은 폭동을 일으켜 법원과 그의 농장에 불을 질렀고 그의 전 재산을 약탈했다. 그의 큰아들은 폭도들에게 쫓겨 권총으로 자살했고, 둘째는 폭도들에게 살해당했으며 셋째는 도망치다 물에 빠져 죽었다. 그는 겨우 목숨은 구했지만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수터는 그 뒤로 무려 25년간이나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는 결국 빈털터리 거지가 되어 워싱턴의 의사당 건물 계단에 쓰러져 죽었다.

다시 말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눈이 멀었다. 그러니 행운이 자신을 외면한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다.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은 열아홉 살에 얻은 첫 직장 웨스턴유니언에서 1년만에 해고당했다. 자진해서 야간근무까지 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지만 어느 날 밤 배터리 실험을 하다 황산을 바닥을 흘리는 바람에 다음날 쫓겨난 것이다.

맥도널드 햄버거를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체인 기업으로 키워낸 레이 크록은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재즈 피아니스트와 악기판매원, 구급차 운전기사, 종이컵 세일즈맨을 비롯해 열 가지가 넘는 직업을 전전했고, 밀크쉐이크 믹서기를 팔다 나이 쉰셋에 비로소 맥도널드를 발견했다. 크록의 군대시절 동료였던 월트 디즈니는 훗날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제왕이 되지만 그가 처음으로 제작한 만화영화 래프-오-그램(Laugh-O-Grams)이 실패하는 바람에 스무 살도 되기 전에 파산신고를 해야 했다.

혹시 하는 일마다 잘 안 풀리고 매번 실패하는 것만 같을 때는 나보다 더 자주 불운을 만났던 사람들을 떠올려보라. 살아가다 보면 때로 불운에 감사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주변의 누군가가 대박을 터뜨리는 것을 본다 해도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심지어 그 사람이 그것은 운이 아니라 순전히 자신의 능력 때문이었다고 우긴다면 그냥 웃어넘기면 된다. 행운에 속아넘어가는 건 그 사람 책임이니까.

행운의 여신이 눈이 멀었다는 의미는 무작위로 찾아간다는 의미다. 무작위만큼 공평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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