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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삶은 단조로운 삶이라고?

[웰빙에세이] 마음 없는 일에 파묻혀 사는 것이 단조로운 삶

김영권의웰빙에세이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입력 : 2016.04.20 07:00|조회 : 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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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삶은 단조로운 삶이라고?
'단순한 삶'을 주제로 이야기 하는 한 TV 프로그램에 나갔더니 어떤 분이 "단순한 삶은 단조로운 삶"이라고 딴지를 건다. 마치 군대 간 것처럼 단순해져서 단조롭게 사는 게 뭐가 좋으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삶은 단조로운가? 군대 간 것처럼?

글쎄, 종일 읽거나 쓰거나 걷거나 하니 남들 보기에 단조로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심심할 사람은 없다. 나는 날마다 읽고 쓰고 걷는 3박자 단순 리듬이 좋다. 그것은 나를 꽃피우는 일이자 놀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 단순한 삶은 단조로운 삶과 아무 관계없다.

이 프로그램에 나온 또 다른 분은 매우 바쁘게 사는 여자 변호사인데 이 분 역시 자기는 왜 단순하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이 분이 공개한 최근 한 달 스케줄은 하루 24시간을 5분 단위로 쪼개 써야 할 정도로 빡빡하다. 대신 토요일과 일요일은 텅 비어 있다. 이 때는 모든 스케줄에서 벗어나 캠핑을 즐기는데 자기는 이렇게 사는 게 너무 재밌고 신난다고 한다.

이런 분이라면 삶을 단순화할 필요가 없다. 이 분은 나와 다른 스타일이다. 그는 똑 부러지게 일하고 확실하게 논다. 일이면 일, 놀이면 놀이! 그는 일에서 오는 성취와 놀이에서 오는 즐거움을 다 누린다. 이 분처럼 능력과 에너지가 넘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일과 놀이를 똑 부러지게 나눌 수 없었다. 일에 채여 놀 틈, 쉴 틈이 없었다. 일 또한 신나게 할 수 없었다. 그 일은 진정 내 가슴이 원하는 일이 아니었기에. 욕심 사납게 에고를 부풀리는 욕망의 길이었기에.

그러니까 단순한 삶이든 분주한 삶이든 중요한 것은 진정 내가 하고픈 일을 하느냐 마느냐다. 좋아하는 일을 만끽하며 산다면 그게 남들 보기에 하품이 나든, 정신이 사납든 아무 상관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자꾸 '단순한 삶'을 외치는 것은 사는 게 너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다들 마음 없는 일에 파묻혀 왜 사는지 모르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의미 없는 일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몸과 마음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일과 나의 관계가 잘못되어 삶이 심각한 비만증에 걸렸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라면 누구든 삶의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서둘러 불요불급한 일을 걷어내고 복잡다단한 일을 정리해야 한다. 비대한 일 더미에 짓눌린 위급 상황을 누그러뜨려야 한다. 그 다음에는 일과 나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중심으로 삶을 재 정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순해진 삶을 감당하지 못한다. 그에게는 단순한 삶이 곧 단조로운 삶일 수밖에 없기에. 삶은 이제 못 견디게 지루해진다. 마치 군대 간 것처럼. 이런 게 바로 일중독을 멈춘 금단 증세 아니겠나. 그는 제 발로 일의 수렁을 찾아들어가 또 다시 숨 가쁜 삶을 반복할 것이다. 이제 그에겐 일할 시간만 있고 살 시간은 없다. 이런 게 바로 '삶의 비만증'을 자초하는 요요 현상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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