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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모세의 기적과 금융개혁

윤성훈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기고 머니투데이 윤성훈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 |입력 : 2017.03.02 12:29|조회 : 5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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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모세의 기적과 금융개혁
성경에 나오는 모세의 기적은 배우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한 영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모세의 기적은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이끄는 과정에서 홍해가 갈라진 것을 말한다. 2015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금융개혁, 특히 보험산업과 관련된 개혁은 어찌 보면 모세의 기적에 비유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점이 많다.

첫째, 금융개혁으로 상품 및 가격이 자율화함에 따라 보험산업은 마침내 시장경쟁에 의한 혁신이 가능해지게 됐는데 이러한 개혁조치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기적에 가까운 것이다.

미국 클렘슨대학의 브루스 얀들 교수는 정부가 규제를 바꿀 때 정책이 실패할 부담과 정치적 압력, 그리고 규제로 인한 편의 축소 등 자신들이 지불해야 할 비용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보다 자신들의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바꾸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금융개혁은 순전히 보험산업 발전과 소비자 후생 증진을 위한 것이다. 규제 완화에 대해 답답하리만치 보수적이었던 금융당국이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둘째,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까지 광야에서 무려 40년이라는 단련과 준비의 세월을 보냈는데 금융개혁 역시 시장에 정착돼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민족이 힘든 광야생활에 대해 불평을 토로하고 심지어 이집트 시절을 그리워한 것처럼 금융개혁도 벌써부터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 일부 상품의 보험료 인상 때문에 과거의 가격규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개혁이 시행된지 1년밖에 안 된 현재 시점에서 손에 잡히는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앞으로도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한데 이것만으로 금융개혁이 평가돼서는 안 될 것이다.

셋째, 모세는 죽을 때까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고 이스라엘 민족의 원망을 받기도 했는데 금융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현 금융당국도 금융개혁으로 인해 변모되고 혁신된 보험산업의 모습을 재임기간 중에는 못 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서운해 하지 마시라. 역사가 알아줄 것이다.

지금의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은 광야에서 단련 중이며 가나안 땅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이나 실손보험 등 손해율(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이 높았던 상품 가격이 올라간 만큼 이들 상품의 손해를 보전하던 종신보험이나 일반손해보험 등 손해율이 낮았던 상품 가격을 낮춰 금융개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소비자 필요에 부합한 새로운 보험상품을 적극 개발하는 한편 소비자보호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보험산업은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부채 시가평가와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4차산업 혁명 등에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료 인상이라는 쉬운 길보다는 비용을 절감하고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자본 확충을 통해 다가올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생존뿐만 아니라 해외진출 등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보험산업이 극복해야 할 '광야 생활'이다.

시장에서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이 나타나더라도 금융당국은 흔들리지 말고 금융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금융당국이 감내해야 할 광야의 길이다. 다혈질이었던 모세는 우상을 만들고 이집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스라엘 민족에 분노해 십계명 돌판을 집어 던져 박살 냈지만 금융당국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모세는 다시 산에 들어가 십계명 돌판을 힘들게 다시 깎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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