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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 트럼프의 눈과 귀 스티브 배넌

MT시평 머니투데이 박종구 초당대 총장 |입력 : 2017.02.24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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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시평] 트럼프의 눈과 귀 스티브 배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한 달은 한마디로 충격과 공포의 연속이었다. 멕시코 대통령과의 국경논쟁, 호주 총리와의 거친 통화, 그칠 줄 모르는 트위터 메시지, 대통령 행정명령까지. 그중 반이민행정명령은 지구촌을 뒤흔든 충격적 사건이었다. 이같은 트럼프의 공격적 행보 뒤엔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이 있다.

스티브 배넌은 트럼프의 양심, 트럼프의 '눈과 귀'로 불린다. 1953년생으로 버지니아테크를 졸업하고 잠시 해군장교로 근무했다. 민주당 출신 지미 카터 대통령의 우유부단한 리더십에 실망해 공화당원으로 전환했다. 레이건 대통령의 보수 정치혁명에 열광해 열렬한 레이건 신봉자가 되었다. 골드만삭스에 들어가 파트너가 되었고 퇴사 후 펀드회사를 차려 영화산업에 투자했다. '사인필드' TV시리즈 제작에 참여해 부를 축적했다. 극우성향의 '브라이트바트 뉴스'의 경영자로 변신해 대안우파 정치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지난해 8월 트럼프 선거본부 최고책임자로 들어가 선동적 선거운동을 펼쳐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그는 강경한 백인 민족주의자며 인종주의자라 할 수 있다. 2015년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이슬람은 세계에서 가장 과격한 종교"라고 주장했다. 서방 기독교 세력과 급진적 무슬림(이슬람 신도)이 생사를 걸고 전쟁 중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독립과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선 과격 무슬림과의 대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슬람교는 평화가 아니라 굴종의 종교이며 유럽에서 기독교는 쇠퇴하고 이슬람교가 세를 얻고 있다고 우려한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도 브렉시트가 무슬림 등의 세력으로부터 영국의 '주권 회복'이란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논란많은 반이민명령을 계획, 주도한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위험에 빠진 주권을 회복하는 길은 이민을 줄이는 것이라고 인식한다. 1100만명에 달하는 미국내 불법 이민자가 미국 사회를 멍들게 하고 백인 근로자의 일자리와 임금을 떨어트리는 주범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는 철두철미한 아웃사이더며 반워싱턴주의자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는 탐욕과 이윤에 눈먼 월가의 금융엘리트가 선량한 근로계층을 기만하고 착취한 사건이라고 본다. 한마디로 근로계층에 대한 배신행위다. 미증유의 경제위기가 발생했지만 부유층은 큰 타격을 입지 않고 중산층과 서민층이 해고, 연금소득 격감, 주택 압류 등으로 고통을 겪었다. 경제시스템에 근본적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미국을 망치는 것은 부와 권력을 누리는 이른바 다보스족으로 중산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새로운 정치질서가 탄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상정한 새로운 정치질서는 한마디로 백인 기독교인이 지배하는 1950년대 미국사회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그는 "우리는 크게 빠르게 움직이며" "워싱턴에 사소한 일을 하러 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질서 구축에 반대하는 언론이나 정당, 시민단체 등은 반대세력이라고 폄하한다. 언론을 향해 "입을 다물고 경청하라"고 일갈한다. 오바마 케어 폐지, 반이민명령, 송유관 건설 재개, 월가 금융규제 완화 등 폭발성 강한 정책을 내놓은 것은 워싱턴 기득권을 깨기 위한 의도적 도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뉴저지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는 "워싱턴 기득권을 타파하려 하지만 정교한 세부전략이나 이행계획 등이 미흡해 혼란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취임 후 100일 허니문'이라는 정치적 전통이 사라지고 여야 갈등, 진보·보수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직후 7870억달러의 경기부양 예산을 통과시켜 금융위기 극복에 적극 나섰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대규모 감세법안을 2001년 6월 통과시켰다. 뉴욕타임스는 '대통령 배넌'이라는 사설에서 그의 영향력 증대와 극우적 정치성향에 우려를 표시했다. 타임매거진은 그를 뛰어난 조작가라고 묘사했다. 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새로운 정치질서를 탄생시킬지 미국을 혼란과 분열의 나락으로 떨어트릴지 지구촌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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