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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침묵시위' 언제까지 할 건가

[the300][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격렬한 탄핵반대 시위, 사상자 속출… 해법은 朴 전 대통령의 '승복' 메시지

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입력 : 2017.03.11 11:22|조회 : 42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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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침묵시위' 언제까지 할 건가
"대통령으로서 저는 나라의 이익을 앞세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모든 시간을 직무에 쏟을 수 있는 대통령과 의회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변론을 위해 몇달씩 싸움을 계속하게 되면 대통령과 의회는 시간과 관심을 거의 모두 빼앗길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직을 내려놓으려 합니다."

1974년 8월8일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하야 연설이다. 당시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벼랑 끝에 몰려있었다.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이미 상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고, 본회의 가결도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

닉슨이 하야를 선택했다고 해서 그가 자신의 죄를 인정한 건 아니었다. 하야 선언 직전 닉슨은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저를 붙들고 울부짖었다.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어. 내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는 거지?"

그로선 억울할 만도 했다. 닉슨은 워터게이트 빌딩의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을 도청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그의 측근인 고든 리디와 하워드 헌트가 대선에서 공을 세우려고 몰래 벌인 일이었다. 닉슨의 잘못이 있다면 이를 뒤늦게 알고도 숨겼다는 것 정도였다. 그런데도 닉슨이 탄핵재판을 포기하고 자진사퇴를 택한 건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과 국가에 대한 마지막 예의에 다름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침묵시위가 길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한 게 10일 오전 11시21분.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꼬박 하루가 지난 11일 오전 11시21분까지도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선고 직후 관저로 찾아온 참모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다.

참모들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마지막까지 기각 또는 각하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았던 탓이다. 전날까지도 참모들로부터 '4대4' 또는 '5대3'으로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받았던 터다. 자신이 결백하다고 생각하는 박 전 대통령은 이를 믿었을 것이다. 아니 믿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심지어 '8대0' 만장일치로 인용이라니. 박 전 대통령이 입을 닫은 걸 이해 못할 바 아니다.

문제는 박 전 대통령의 '침묵'이 낳는 파장이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그 침묵의 의미를 '불복'으로 이해하고 있다. 격렬했던 10일 태극기집회가 이를 말해준다. '탄핵 무효'를 외치는 시위대는 청년들을 집단폭행하고 경찰 버스에 올라타고, 그것도 모자라 무단으로 경찰버스를 운전해 차벽을 들이박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석자 3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도 수십명에 이른다. 시위를 막던 경찰 측에서만 최소한 33명이 다쳤다.

피는 군중을 흥분시키고 이는 또 다른 피를 부른다. 이런 분노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는 건 박 전 대통령뿐이다. 박 전 대통령의 '승복' 메시지 만이 성난 지지자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 불과 하루 전까지도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책무를 졌던 대통령이었다. 아무리 억울해도 최소한 지켜야 할 도리는 있다. "안타깝지만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인다. 여러분도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라." 이 정도면 충분하다. 국가지도자로서의 마지막 품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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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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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Alexander Lee  | 2017.03.12 07:11

증거은폐하고있을지모릅니다,그들이 그토록 강변하며 압수수색을막던 국가1급보안시설에 일반인이 점거하고있습니다,그들이 그토록 외치던 법치의 공권력이 일반인이 국가1급보안시설을 점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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