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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중국에서 본 남북 정상회담

광화문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입력 : 2018.05.04 05:00|조회 : 9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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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온 한국인들은 종종 '중국이 무섭다'는 말을 한다. 대부분이 조국, 한국에 대한 걱정에서 하는 말이다. 먼저 중국의 무서운 발전 속도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의 '노다지'처럼 여겨졌던 중국은 제조업 경쟁력을 무섭게 끌어올렸다. 휴대폰, 자동차, 디스플레이, 철강, 화학, 조선 등 우리의 주축이 되는 산업들에서 경쟁력이 턱밑까지 쫓아왔다. 가격 대비 성능, 가성비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압도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 제품이 고전할 수 밖에 없다. 한때 1위였던 삼성 휴대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2%로 떨어졌고, 9%까지 갔던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도 반토막 밑으로 추락했다. 몇 년 후에는 '반도체 말고는 팔 게 없을 것'이라는 걱정이 기우만은 아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이후 중국이 보인 일방적인 공격성 역시 우리를 두렵게 만들었다. 절정에 이르렀던 한중 관계는 사드 배치 결정으로 급전직하했다. 자국의 안보 우려 앞에 '절친'처럼 지냈던 한국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각종 보복 조치를 취했고, 관영 언론들이 앞장서 반한 감정까지 부추겼다. 중국 관료들은 아예 한국 공무원들과의 교류를 끊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더욱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롯데마트는 짐을 싸고 있고, 선양 롯데타운은 1년 이상 공사가 중단돼 있다. 대국의 포용력은 없었다. 힘의 논리만 존재했다.

기세등등하던 중국의 행보는 올 들어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본격화된 미중 무역 갈등은 '발등의 불'이다. 미국의 공세를 막아내는 데 급급하다. 힘으로 한국을 억누르던 모습과 딴판이다.

최근의 한반도 정세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화 중재로 북미 회담이 성사되면서 '중국 패싱'을 걱정하는 처지다. 미국의 대북 제재 강화 압박에 북미간에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한 발 빼던 중국은 오간데 없다. 어떻게든 판에 끼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면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 단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하룻동안 시진핑 주석과 양제츠 당시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 장관 등 핵심라인을 모두 면담했다. 시 주석은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시간을 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중국 방문 때 '홀대론' 논란에 휩싸였던 것과 대비된다.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은 이런 흐름에 방점을 찍었다. 남북 관계가 급속히 호전되면서 북미 회담을 앞두고 중재자로서 한국의 역할이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자연스럽게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해왔던 중국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 중국 언론들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이 평화 체제 협상의 틀로 언급되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국을 뺀 3자 회담에서 새로운 한반도의 큰 그림이 짜여 질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서둘러 북한을 방문하고 시 주석도 북한을 찾을 것이란 보도가 잇따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드는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남겼다. 무엇보다 중국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미 만만치 않은 시장이 됐고, 철저하게 힘의 논리로 밀어붙인다. 그렇다고 중국과 절연하고 살 수는 없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크는 시장이자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곧 세계 최대 경제가 될 국가다.

결국은 힘을 키우는 수 밖에 없다. 중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우리가 갖고 있어야 한다. 경제든 외교든 마찬가지다. 우리가 주도하는 한반도 정세 변화에 허둥지둥 몸을 던지는 중국을 보면서. 할 수 있다는, 가능하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광화문]중국에서 본 남북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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