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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무차입 공매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

광화문 머니투데이 송기용 증권부장 |입력 : 2018.12.0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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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금융당국이 미국 초대형 IB(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75억원이라는 사상 최대규모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로 공매도 제한 법규를 위반한 혐의다.

당국은 역대 최대규모 과태료라는 점을 강조하고 "앞으로 공매도 위반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투자자 반응은 싸늘하다. 이번에 드러난 시스템 허점을 보면 외국인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의 무차입 공매도가 일상적으로 이뤄져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의혹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공매도란 주가하락을 예상해 다른 사람이 보유한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걸 말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시장에서 싼값에 주식을 매수해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파는 차입 공매도만 허용되고, 빌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골드만삭스 사례는 무차입 공매도가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엄연히 불법인데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의 경우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매도할 수 있는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관행적으로 기관은 다른 기관과 주식을 빌리기로 전화, 메신저로 약속한 순간 해당 주식을 계좌에 임의로 넣는 가(假)입고가 가능하다. 이 경우 계좌에는 주식을 보유한 상태로 표시되기 때문에 가입고한 주식을 매도해도 적법한 차입 공매도로 인식된다. 결제일에 주식을 채워놓기만 하면 완전범죄가 가능하다. 올해 초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 때처럼 실제로는 주식이 없는데도 매도 주문을 내고, 정상적으로 매매까지 이뤄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담당 직원 착오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주식 내역을 잘못 입력했고, 매매직원은 잔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공매도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고의가 아니라는 해명을 받아들이고, 골드만삭스의 미흡한 내부통제 시스템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세계 IB 업계 선두로 평가받는 골드만삭스의 '착오'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석연치 않다.

무차입 공매도 파장은 합법적인 공매도로까지 번졌다. 기관투자자의 놀이터로 전락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매도 폐지를 요구하는 수천 건의 글이 올라왔다. 공매도를 주가하락 '주범'으로 지목하고 건전한 주식시장을 위해 공매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국회도 가세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금과 정보에서 우위에 있는 기관과 외국인이 투기적 시세조정을 목적으로 공매도할 경우 개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차입 공매도를 포함한 일체의 공매도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실제로 공매도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 증시에서 개인이 코스피 시장의 50%, 코스닥 시장의 85%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완벽한 소외상태다. 개인이 공매도했다가 주가가 예상외로 오르면 미결제 사태 등 대형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에 문턱을 높여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매도 전면 금지는 무리한 주장이라는 게 지배적 견해다. 세계 다수 국가에서 인정하는 투자기법을 금지하는 건 금융시스템의 후퇴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공매도 폐지론을 '교통사고가 발생한다고 차를 모두 없애자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보다는 개인의 공매도 참여 기회를 늘려주고 공매도 대상 종목 제한, 기관의 공매도 한도 설정 등의 방법으로 절충점을 찾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반면 무차입 공매도는 철저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항의를 돈 잃은 일부 개미의 한탄이라고 폄훼하기 보다는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중대범죄로 보고 뿌리 뽑아야 한다. 지금처럼 과태료 부과에 그치지 말고 불법적인 공매도 행위가 적발될 경우 영업정지나 등록취소, 나아가 징역 등 형사처벌까지 부과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그것만이 공매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씻어내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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