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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천사대교와 지하철 9호선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기고 머니투데이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입력 : 2019.01.10 04:05|조회 : 6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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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2019년 2월 전라남도 신안군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길이 7.26km의 천사대교가 개통될 예정이다. 2008년 목포와 압해도를 연결하는 압해대교(3.5km)가 개통되었기 때문에 압해도 주민들은 이제 배를 타지 않고 육지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천사대교 건설에는 5689억원이, 압해대교의 경우 209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런 투자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압해대교 개통직전인 2008년 압해도의 주민은 7256명이었으나 개통이후 감소하기 시작해 2011년에는 6893명, 2017년에는 6658명으로 감소했다. 천사대교가 개통되면 현재 2152명의 암태도 인구는 어떻게 변화할까.

2018년 12월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구간이 개통됐다. 운행구간은 길어졌지만 차량 증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열차 운행횟수는 일 502회에서 458회로 10%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배차간격 확대, 열차혼잡 증가 등의 불편을 이용객들이 겪고 있다. 서울시도 이러한 문제를 예측하고 증차에 나섰으나 당초 목표했던 294량에 미치지 못하는 198량만 운행되고 있다. 증차가 지연되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가장 큰 원인은 예산부족이다. 6량 1편성에 약 80억 정도가 소요되는데 약 1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면 20편성(120량)을 새롭게 투입하여 현재의 9호선 혼잡도를 거의 해결할 수 있다. 연간 2억명의 승객이 1600억원의 예산이 투자되지 않아 출퇴근 때마다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어디에 먼저 예산을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당연히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곳에 예산을 투자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효율적일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가의 예산은 지역균형발전 등 많은 요소를 고려해 투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수도권은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서울 강남구의 올해 예산은 8716억원인데 비해 전남 신안군의 예산은 4623억원이다. 강남구민이 약 56만명이니 1인당 약 155만원정도인데 비해 신안군은 약 4만3000명이니 1인당 약 1075만원이다. 예산으로만 따지면 신안군 주민 1명이 강남구 주민의 7배의 예산 혜택을 받는다. 이런 배분이 과연 합리적일까.

1960년대 이래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을 막기 위해 정부는 지속적으로 수도권 개발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왔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는 세종시 건설과 더불어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혁신도시 조성사업을 진행해왔다. 또한 많은 SOC건설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이뤄졌다. 반면 수도권의 경우 투자는 지연됐지만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혼잡이 가중됐다. 결국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장 통근시간의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서울로의 회귀가 이뤄지고 있다. 이것이 2017년부터 본격화된 서울주택가격 급등의 원인이기도 했다.

지역간 균형발전은 분명 국가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중요한 명제이다. 하지만 그 방식에 대해서는 뚜렷한 고민 없이 더 편리한 SOC(사회간접자본)건설, 더 많은 산업단지조성 등 천편일률적으로 이뤄져 왔던 것이 현실이다. 사업들의 효과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과도한 유지관리 비용부담만을 안겨주고 있다. 이제 과거의 패턴을 반복하기 보다는 사고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도권에서 태어나고 자란 세대가 다수가 되는 시점이 도래할 경우 정치적으로 현재와 같은 재원배분방식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균형발전 수단으로서의 수도권 억제, 지방 SOC 투자확대 라는 오래된 방식에서 탈피해 수도권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고, 실제 지방 거주민들에게 피부로 와 닿는 혜택을 주는 방안을 모색해볼 때가 됐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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