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팬택, MS 로열티 "부담되네"

안드로이드 진영의 강자인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와 HTC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로열티 지급을 합의함에 따라 국내 휴대폰 제조사인 LG전자 (97,900원 ▼900 -0.91%)와 팬택이 긴장하고 있다. 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로열티 부담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30일 시애틀타임스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MS가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휴대폰 제조업체들로부터 4억4400만달러의 로열티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곧 삼성전자, HTC, LG전자, 팬택 등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제조사가 부담해야 할 몫이다.

HTC는 안드로이드폰 대당 5달러의 로열티를 MS에 지급키로 합의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MS와 크로스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로열티 지급에 합의했다. 업계에서는 HTC보다 낮은 대당 3달러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MS는 아직 LG전자, 팬택과 로열티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으나 조만간 로열티 협상을 진행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MS로부터 로열티 관련 연락을 받지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협의한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와 팬택은 삼성이나 HTC보다 안드로이드폰 판매량이 적어 로열티 조건은 좋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MS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만큼 삼성전자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1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이는 HTC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팬택은 8월까지 국내에서 2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해외 판매량은 미미하다.

LG전자와 팬택은 대당 3~5달러의 로열티를 MS에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로열티가 대당 5달러라고 했을 때 LG전자는 연간 안드로이드폰 판매량 2000만대를 기준으로 1억달러(약 1200억원)의 로열티 부담이 생긴다. 팬택은 올해 국내 스마트폰 판매목표인 300만대를 기준으로 1500만달러(약 200억원)을 로열티로 내야 한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에서 1분기 1005억원에 이어 2분기 53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당장 3분기부터 로열티를 지급하면 흑자전환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팬택 역시 로열티 지급이 현실화되면 영업이익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순학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HTC 모두 로열티를 지급하니 LG전자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로열티 지급을 요구하는 시기에 따라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