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 반박 경북대 대자보…알고보니 일베?

경북대 경영학과 09학번이라고 밝힌 박모씨가 붙인 대자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고려대 경영학과 08학번 주현우씨(27)가 작성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내용의 경북대 대자보가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에 의해 작성됐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경북대 경영학부 09학번 박모씨라고 밝힌 한 학생은 지난 15일 고려대 '안녕들 하십니까'를 반박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경북대 캠퍼스 내에 게시했다. 이런 가운데 스스로 박모씨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일베 회원임을 인증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자보에 '국정원(국가정보원) 알바 아님'이라고 강조한 박모씨는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 안 하고 밀양 송전탑 건설에 찬성하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찬성하면 깨어있지 못한 대학생 취급을 받는다"며 "그것이 옳지 못한데도 지지하고 응원해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박모씨는 "국정원 사건? 분명 국정원이 공무원의 신분으로 댓글을 단 것은 잘못한 것"이라면서도 "전공노와 전교조가 공무원 신분으로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남긴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내가 하면 로맨스 니가 하면 불륜이냐"라고 밝혔다.

또 박모씨는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서도 "정부가 끝까지 민영화 안 한다, 법으로 규정하겠다 하는데 왜 믿지 못하느냐"며 "코레일은 (중략) 당장 허리띠 졸라매고 임금 동결하고 깎아도 모자를 판에 민영화는 명목일 뿐 뒤에서는 임금을 올려달라고 한다"고 썼다.


이어 박모씨는 "소위 깨어있는 대학생들이 진정 노동자들을 생각한다면 귀족노조를 편 들거나 불순한 단체에 휩쓸려 데모할 생각부터 하지 말고 당장 학교로 달려가 교정을 청소하는 비정규직 청소부 어머님들의 어깨나 주물러 주십시오"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스로 대자보를 작성한 박모씨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한 누리꾼은 이날 일베 사이트에 '경북대 대자보 쓴 사람'이라며 글을 올렸다.

일베에 게시된 이 글에는 "내가 저것을 쓴 목적은 여러 대학에서 '안녕들하십니까' 하는 거 꼴보기 싫어서 쓴 것"이라며 "사회문제에 관해 반대하는 의견을 내면 국정원 알바, 일베충으로 취급하는 게 짜증나서 (썼다)"라고 밝혔다.

이어 "좌측에서는 이것을 보고 나보고 일베충이라고 하겠지"라며 "일베 말고는 이런 것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만한 곳이 없다. 일베 제외하고는 다 좌파 커뮤니티잖아?"라고 덧붙였다.

현재 일베 사이트에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